그러나 그들의 유토피아는 오래 가지 못했다. 친구들 말로는 그곳이 언제부턴가 후기 자본주의가 판치는 소굴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집값이 말도 안 되게 치솟았다. 갤러리와 공연장이 문을 닫았다 (...) 데이트 웹사이트에는 시답잖은 남자들이 줄을 섰다. 좋아하는 책 목록에 경영 교과서 이름을 진지하게 써 넣고, 데이트 장소에 자기 회사 로고가 박힌 배낭을 메고 오는 사람들이었다. 젊은 CEO들은 비슷한 부류를 만나 재미를 볼 작정으로 섹스 파티를 기웃거렸다. 바짝이를 뒤집어쓰고 팬티만 한 바지 차림으로 엑스터시를 찾던 내 친구들은 언젠가부터 퀴어 퍼레이드에 나가면 특정 브랜드 이름이 사방에 둘린, 누구에게나 위화감 없도록 꾸며진 원색의 행진 차량을 목격했다. 그 브랜드의 마케팅 책임자가 이성애자인 것마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