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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7

너무 너무 바빠서 요단강을 가게 생겼다 그 와중에 일은 휘몰아치고.. 요즘 들어 가장 좋았던 글 공유 "어느 날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농담처럼 이제 너는 레즈비언도 아니라는 말을 반복해서 했을 때도 나는 수습할 수 없을 만큼 펑펑 울었다. 나는 상처를 받았다. 내가 더 이상 남들 눈에 레즈비언이라고 할 자격이 없어 보인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내 지난 관계들과 사랑했던 사람들을 바로 그 이름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뭐라고 불러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가질 수 있었던 유일한 아름다운 것들을 송두리째 몰수당한 기분이 들었다. 여자친구라는 말 따위로는 차마 담아낼 수 없는 세상 전부가 거기에 있었다. 우리는 자리가 없는 세상 속에서 사랑하고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자리를 만들었다. 만약..

--- 2022.06.17

210403 무슨 회사를 다니시는 거에요

sns에 올라오는 회사 얘기를 별로 믿지는 않는다. 남초 커뮤에서 '김여사'얘기를 해대듯 트위터에서 '이대남'의 회사 생활 얘기를 믿지 않는다는 소리다. * 오은영 선생님이 양육자를 때리는 아이의 손을 잡고 "폭력은 절대로 안 되는 거야. 다른 사람을 해치는 행동을 해서는 절대 안되는 거야. 너가 엄마를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 똑똑히 기억해." 라고 반복해서 말 하는 클립을 가져와서 왜 애를 안 패냐고 하는 사람은 오은영 선생님이 지속적으로 던지는 메시지 - 폭력은 어느 순간에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 - 를 받아들이지 못한걸까? * 무속신앙을 활동의 근거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 원래 성소수자 사주라서 성소수자이면 납득 되는게 어딨지? 이게 성소수자 선천적 가설만큼 어리석은 소리라는 생각을 못해? *

--- 2022.04.03

0313 책으로 배웠어요

요근래 주변 젠더들이 의료조치 그중에서도 수술을 많이 받았다. 계획중인 사람이 또 있고... 친구가 해주는 이야기들이 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그동안 내가 읽었던 글들은 또 다른 세계였다는 걸 깨달았다. 일단 가장 충격받았던 건 페니스가 달린 사람들은 소변을 볼 때 항상 방향을 설정하고 제어한다는 것. 친구는 수술 마치고 나니 조준을 할 수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나보고 앉아서 어떻게 조준하냐고 물었다. 나는 살면서 조준을 해 본적이 없다고 답했는데, 옆에 있던 다른 페니스가 있는 사람도 조준을 안하다니! 라고 말해서 나는 또 조준을 왜해? 하면서 놀랐다. 이건 거의... 세상엔 앉아서 똥을 닦는 사람과 서서 똥을 닦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때 급의 충격이다.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 보면 이런..

--- 2022.03.13

20220224 성폭력 사건들에 대한 기록

한 달 동안 무지개행동의 추모 행사를 열심히 준비했다. 행사는 내일이다. 작년 이맘때에 세상을 떠난 한 활동가에 대한 공론화가 있었다. 무지개행동의 추모행사 기획단도 긴급 회의를 열었다. 사내 근무시간과 겹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서면으로 대신 내 의견을 전달했고, 그 내용을 일부 수정하여 이곳에 기록으로 남겨둔다. * 성폭력 사건의 해결 수단으로 공론화가 등장하게 된 계기는 과거 다수의 공동체에서 성폭력을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젠더기반폭력이 대부분의 공적인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다. (나 또한 여러 번 비슷한 일들을 겪었고, 어떤 상황에서는 내가 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한다고 해서 성적 대상화의 대열에서 '열외'가 되고 그럼으로써 나에게 은폐되는 사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 2022.02.24

22021 그리워지게 될거야

생각해보니 엄청 많은 곳을 함께 다녔다. 제주도는 두 번, 일본은 세 번, 베이징 한 번. 말레이시아도 한 번. 한 번의 후쿠오카와 두 번의 도쿄가 있었고 9개월동안 북경과 한국을 잘 오가기 어려울 때에도 사이좋게 지냈었구나. 국내여행은 부산을 두 번, 온천여행도 갔던 것 같고. 지역 출장도 나가고. 여름 바다를 항상 함께 보냈다. 의외로 강릉을 가지 않았구나? 3년이라는 시간이 각자를 어디로 데려가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잘 흘러가겠지 뭐. 같이 살 집을 잘 구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창 너머로 큰 나무가 보이는 춥지 않은 32평 집이었으면 좋겠는데. 돈을 어떻게 벌어 놓는다냐....

--- 2022.02.14

220118 아이구

세상의 트렌드는 언제나 바뀌겠지 지금 다들 루틴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는데 2-3년 뒤면 루틴 소용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다. 새로운 경험을 계속 해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그러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잠깐 했다. 나는 애초에 루틴이 없는 사람이고 걍 오늘 할 일들을 해치우다가 얼떨결에 오늘 하루가 끝나서 당황 하는 사람인지라... 단단하게 얼어 붙은 두꺼운 얼음 덩어리 안에 들어 있는 머리통이 자꾸 생각이 난다. 피범벅 된 아이가 울다가 죽는 꿈을 꿨다. 아이가 울부짖는 소리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깨어났다. 아이 엄마가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놀래키기 위해서 흰자를 최대한 드러내면서 아이를 향해 입 벌려 왁왁 소리를 내고 있었다. 단발 기장의 숱 많은 검은 머리칼이 덩어리감 있게 뭉쳐져서 뒤를 향..

--- 2022.01.19

210806 비연애가 대세가 될 것이다

가끔 내가 동성애 안한다고 저렇게 살면 안된다고 연애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있는데... 그냥 자기 연애나 잘 했으면 좋겠다 당신이 연애가 좋은 것처럼 나는 연애를 안하는 상태가 좋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인간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한 사람에게 다 받으려고 하는 그 상태가 건강해보이진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가사노동, 정서적 지지, 경제적 지원 이런것을 가족제도에서 사적으로 해결하라는 자본주의 사회의 룰을 가장 강하게 비판한 것이 여성주의자들이었는데 그걸 동성간의 관계에서 해결함으로써 모범이 되고 하는게 일련의 모순이다. * 잘 웃는 사람이면 그 사람에 대해 무례한 말을 해도 괜찮은가보다 하는 경우가 있는데..그러면 안됨

--- 2021.08.09

210802 별 일은 아니고

요새 하도 혼자 오래 있으면 울적해져서 오프를 포함한 주말엔 부러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죄책감과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게 하는 운동 방식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이런저런 성별 규범에 직접적으로 저항하는 행위에 대한 인증이 인터넷에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이런 규모가 실질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꽤 큰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이 규모가 지속될 것 같지는 않으나 그렇게 한번 해본 경험은 그 개인에게 큰 기억으로 남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일부러 웃어주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들의 심경이 어떤 것인지를 조금은 헤아릴 수 있다. 억지로 웃어주던 세월이 길수록, 고통을 참아 가며 남의 눈에 들기 위해 애쓴 시간이 더 길 수록, 그 분노와 좌절감이 훨씬 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 2021.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