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단순한 진심

stri.destride 2021. 11. 17. 14:20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노년의 모습이 거기 있었다. 관성이 되어 버린 외로움과 세상을 향한 차가운 분노, 그런 것을 꾸부정하게 굽은 몸과 탁한 빛의 얼굴에 고스란히 담고 있는 모습. 나는 얼른 고개를 도렸다. 타인을 보며 세상으로부터 버려지는 나의 미래를 연상하고 싶지는 않았다. 43

 

왜 자꾸 누군가를 거둬서 먹이는 무해한 할머니를 그리는지 모르겠다. 어린 나이에 하고 싶은 것이 뭔지도 모르고 살다가 시집 가서 남들 밥 차려주느라 그 고생 한 할머니들이 왜 나이들어 소설속에서까지 여자애들 밥을 차려줘야 하는지 모르겠다. 자기 밥은 자기가 차려먹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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