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예인 평론가의 해설이 무척이나 좋았다. 누군가의 글을 이렇게 섬세하게 읽어낼 수 있기를 이북으로 읽어서 페이지는 무의미함 - 시간의 궤적 그러니까, 어떤 이와 주고받는 말들은 아름다운 음악처럼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고, 대화를 나누는 존재들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세계로 인도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괜찮아요, 언니. 사람에겐 어쩔 수 없는 일도 있으니까요." 어떤 기억들이 난폭한 침입자처럼 찾아와 '나'의 외벽을 부술 듯 두드릴 때마다 이러다가는 내가 한순간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것은 아닐까 두려우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나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후회하지 않겠니?" 언니는 나를 걱정해서 물었을 테지만 그 순간 나는 기분이 조금 상했다. 언니의 걱정이 애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면서도 그때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