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가족을 통해 빈곤 재생산을 연구한다고 말한 적이 없음에도 이 가족중에서 학력이 가장 낮은 덕주 씨는 인터뷰때마다 정확하게 핵심을 찌르는 단어들을 골라내고는 한다. 스무 살때도 자기 집의 가난에 대해 '돌고 돌고 또 돌고'라고 말했었다. p12 이러한 언어의 계급적 차이는 연구 논문을 쓸 때에는 내용을 적당히 요약해서 쓰고 직접 인용하기보다는 풀어 써서 그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는데 다큐 편집 과정에서 이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단적인 예가 그들의 '말'을 잘못 알아듣는 것이었다. 긴 인터뷰나 생애사를 화면에 잡았을때 계층이 다른 청중은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다. (중략) 많은 시간을 들여 독해를 했는데도 오독이 여러 군데 있었다. (중략) 이는 단순히 오청의 문제라기보다 삶의 경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