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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04 '가엾은 나'라는 달콤한 착각

가장 피곤한 유형: 자기 연민에 찌든 사람 입을 열면 하는 말이 내가 박복해서, 내가 취향이 이상해서 등등 하면서 "괜찮다"는 말을 듣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솔직히 그런 말 해줄라면 1년에 1번 만나야 함. 나는 자기자신이 원하는것을 알아채주길 은근히 기다리는 사람들을 정말 피곤해한다. 내가 눈치가 없는 사람도 아니고, 섬세하게 알아채고 왠만해선 배려하려는 편인데 꼭 은근히 "괜찮다"는 말을 끌어내려고 계속 "아이참..부끄러운데.."하면서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이런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말했을 때 긍정적인 반응이나 풀수용을 겪어본 적이 드물어서 조심스러워하는것도 알지만, 하루이틀이죠..나이 먹어서까지 그러지 맙시다. 괜찮다는 말 들으려고 사는건 좀 서글프지 않나 * 대파육개장 레시피를 보..

- 2021.05.04

210502

발이 아프다 친구랑 천변 산책을 나가서 많이 걸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제 회의 가는 길에 개인적인 일로 무척이나 우울했었는데 회의 마치고 친구를 삼각지에서 만나기로 해서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술을 많이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기분을 이야기해야할까? 사실 친구에게 이미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다. 친구들이 네 가족들은 앤간 좀 심한게 아닌것 같다고 말하곤 했는데, 특히 기억이 나는 장면은 영도의 시장에서 우체국을 지나 포장마차골목쪽으로 가던 길이었다. 그때 우리는 잠시 할일을 하러 간 일행을 다시 마주치러 돌아가던 길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삼각지역을 향해 가는데 국방부를 지나갔다 갑자기 변희수는 국방부 너네들이 죽인거야 라는 문장이 떠올랐다가 아니 꼭 그런 것은 아니지 그들뿐만일까 근데 왜 그런 생각..

- 2021.05.03

210428 만악의 근원 인정욕구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 지 어언 N년 째..대화가 유독 힘든 집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집단은 무슨 이야기를 하든 죄다 '나'에 초점을 맞춰서 자신의 TMI (대화자가 얻고자 하지 않는 정보)를 남발한다는데에 있다. 그런데 내가 유독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서 더 피로도가 높을 수도 있다. 나는 남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중언부언 써놓은 얘기는 아무래도 관심이 없다. 그래서 요새 아주 인기가 많은 동시대 한국인이 쓴 에세이를 웬만해서는 읽지 않는다. 가치관이 잘 안 맞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이런 사람의 대화 패턴은 다음과 같다 A: 자취를 처음 시작해봐서 그런데, 난방비를 절약하려면 보일러를 외출로 틀어놓는게 나은가, 아예 끄는게 나을까? B: 우리집은 고양이가 있어서 하루 종일..

- 2021.04.28

210427 단상

트위터 하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피로감이 있다. 이들의 특징은 1) 나는 정말 좋은 물건을 열심히 찾아서 소개하고 있고 2) 그거땜에 금전적 이득은 덜할 수 있다 3) (옵셔널) 나는 사회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인데, 저 얘기는 다른 자영업자들은 마치 비양심적으로 장사한다는것처럼 들리고, 어차피 장사는 이윤을 남기는 것인데 이윤을 남기는 것이 나쁜것처럼 들릴 소지가 있어서... 그리고 좋은 물건이라는 것은 사람의 취향/안목/경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데, 뭐가 그렇게.. 하여튼 남하고 비교하고 깎아내리는게 디폴트인 사람들은 피곤하다. 비교가 일상인 사람들은 타인을 평가하는 행위를 좋아한다. 이것도 무척 피곤함. * 나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다. 타인을 관찰하는건 재밌어하지만,..

- 2021.04.27

210420

타인의 불행에 눈을 빛내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누구냐에 관계 없이, 그냥 불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1) 남의 불행한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워서 2) 불행한 사람을 위로하는 내가 쓸모있는 사람이 된 것이 좋아서 로 대충 나눌 수 있는 것 같고..이런 사람들은 그냥 도망다니는게 상책이다. 불행한 사람들 페북마다 쫓아다니면서 "잘 살고 있어요"라고 하는데 넌 저게 지금 잘 사는걸로 보이니? * 그게 아니라면 특정한 사람의 불행에 눈을 빛내는 사람.. 내가 트위터로 멘붕하는게 즐겁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말을 떠올리고 나니까 트위터 할맘이 싹 사라졌다 어떻게보면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일일지도..

- 2021.04.20

210213

며칠 전에 김종철 관련해서 아빠랑 대화하다가, 요새 의식과 무의식의 구분에 꽂힌 그는 그 점에 대해서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내가 "그냥 모든 일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없는게 가장 큰 문제 아냐? 한국 사회는 아랫 사람이 윗 사람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알아서' 해줬을 때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물어보지 않는게 더 이상한거 아닌가?"라고 물었을 때 그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뒤에 갑자기, "정상적인(아마 바람직한이란 말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가족이라면 여행을 갈 때에도 자녀의 동의를 구하고 가야 하는데, 내가 그러지 않았더라고" 라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아빠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생각보다 관계적인 면에서의 학습 능력이 엄청 뛰어나다고 느낄 때가 종..

- 2021.02.13

20210103 내가할수있는일

입사지원서를 쓰는 중인데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입사지원서를 쓰는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오긴 온다. 하지만 마음이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들어버렸스..ㅠㅠ 타인에게는 항상 타인의 맥락이 있으니까, 먼저 나에게 요청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은 왠만해서는 상대방의 결정을 평가하는 말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너의 일을 너가 선택했으니 스스로에게 가장 맞는 결정을 내렸을거라고 믿고, 행운을 빈다고 말 해준다. 대학원에서는 논리의 무결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평가하고 평가받는 것이 매우 일상적이다. 이게 왠만해서는 기분이 좋지 않다. 내가 못한걸 알아도 못했다는 말을 들으면, 고생해서 한 결과가 이거밖에 안된거 나도 잘 아는데 왜 그렇게 모질게 말할것까지 있나 싶어서 세상 억울해진다. ..

- 2021.01.03

20210102

"나는 ~~가 싫더라~" 라고 "어른들"이 말 할 때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무조건적인 감정적 지지를 원하는 말, 앞에서 해야하는 으레 사회적인 '맞장구'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나보다 나어린 혹은 경험 적은 사람으로부터 무조건적인 맞장구를 받아보고싶지 않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말들을 여전히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계가 적용 가능한 상황에서의 맞장구는 그냥 유치한 행동으로밖에 안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 2021.01.02

레이저 제모후기 4회차

1, 2, 3회차는 6-7주 간격, 4회차는 8주차만에 했다. 6주간격 정도로 할때에는 제법 만족스러웠는데 8주차만에 하니까,, 살아남은?모공들은 여전히 원래 길이대로의 털들을 생산해낸다는걸 알았다. 인중같은 경우는 사실 많이 줄어들어서 거의 티도 안나고 하긴 하는데.... 겨드랑이는 숱이 절반정도가 되었지만 여전히 많음. 막 가늘어졌단 느낌도 없고 8주정도 지나면 자랄만큼 자라있다. 5번 이상 받아야 효과가 좀 더 드라마틱하게 느껴질런지 모르겠음. 다리는 숱이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절반 정도인데 여전히 엄청 길게 자라기 때문에 드문드문 긴 털이 있는..그런 모습이 여전히 털이 적은 느낌이 나지는 않는다. 다리는 앞으로 제모 받으면 더 받지 않아도 될것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겨드랑이는 왠지 5회정도 ..

- 202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