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stri.destride 2013. 3. 26. 18:52



눈물은 왜 짠가

저자
함민복 지음
출판사
이레 | 2003-02-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함민복 산문집. ...제방을 올라선다. 바다다. 이 바다를 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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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인가? 읽어봤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또 생경하구나

함민복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재작년 5월 즈음인데, 뜨뜻한 날씨 아래서 읽는 산문과 봄을 기다리며 읽는 산문이 이렇게나 다르다는걸. 

시인은 외롭고, 아프고, 그렇지만 그것을 말미암아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다. 낮은 곳을 작은 목소리로 바라보는 함민복의 글이 나는 참 좋다. 그렇지만 마냥 약하지 않고, 간간이 번뜩이는 선에 대한 신념이 드러나는 대목들이 참 좋다. 

몇몇 시들은 300번째 창비시선 - 걸었던 자리 마다 별이 빛나다 - 에서 본 것과 유사한 느낌을 드러낸다. 이러나 저러나 세상에 낮게 낮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을 놓치지 않는 시인. 시인은 눈물로 세상을 짓는가 싶을 정도로, 마음이 항상 아프다. 많이 울었다. 운다고 달라지는 것 하나 없음을 아는 것에도 불구하고, 예전 일터도 생각나고 해서 참 많이 울었다.


제발 분주하라 내 삶이여, 봄처럼 - 46page


멀리서 어둠을 뚫으며 봄 햇살이 달려오고 있는 새벽이다 160쪽


가슴이 한참 덜컹거리고 이사가 끝났다.


나는 몸이 좋지 않았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내가 약해지면 상대도 약해지리라는 헤아림에서다. 그렇게 되면 나는 심리적으로도 약해지고 말 것이다. 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