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아프다 친구랑 천변 산책을 나가서 많이 걸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제 회의 가는 길에 개인적인 일로 무척이나 우울했었는데 회의 마치고 친구를 삼각지에서 만나기로 해서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술을 많이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기분을 이야기해야할까? 사실 친구에게 이미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다. 친구들이 네 가족들은 앤간 좀 심한게 아닌것 같다고 말하곤 했는데, 특히 기억이 나는 장면은 영도의 시장에서 우체국을 지나 포장마차골목쪽으로 가던 길이었다. 그때 우리는 잠시 할일을 하러 간 일행을 다시 마주치러 돌아가던 길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삼각지역을 향해 가는데 국방부를 지나갔다 갑자기 변희수는 국방부 너네들이 죽인거야 라는 문장이 떠올랐다가 아니 꼭 그런 것은 아니지 그들뿐만일까 근데 왜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걸까 사실 나는 기갑의 돌파력이란 말도 좋아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 말이 재치있다는 식으로 이야기 할 때에 무척이나 당황했는데 왜냐면 우리가 평화운동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둔감함들이 가끔씩 무척 충격적이다 연대한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자신이 세상을 좋게 바꾼다고 믿는 사람들일수록 그렇게 둔감할때가 많았다
내 블로그에 들어와봤다고 자기가 좀 소름돋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었는데 내가 어차피 인스타 계정에 링크를 걸어놨었으니까 그래서 그런거 아니냐고 대답했었다 근데 사실 나는 정말로 남에게 관심을 길게 가지지 않는다 그냥 다들 알아서 잘 살겠거니 생각한다 예전에는 타인이 내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화가 났는데, 내 선택이 있듯 남의 선택이 있단걸 알고부터는 화가 나진 않는다 나는 사람을 만난 자리에서는 최대한 상냥하게 대하는 편이고 대화를 하다보면 화가 자주 나는데 이것도 거의 티가 나지 않는다 다짜고짜 화 내봤자 내가 그냥 오해했을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다만 누군가가 무례한 말을 하면 마음 속에서 어떤 섬유나 조직들이 툭 부러지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냥 내가 참고 넘어가자 라고 생각하는 빈도가 늘어간다 이게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걔는 나에게 그 말을 왜 했을까? 라는 생각이 자주 드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세미나를 하다가 어떤 신념을 거부해보기 위해서 애널 자위를 시작했어... 나는 손이 많이 가는 연애가 좋아 ... 나의 전 애인은 성욕을 견딜 수 없어 해서 우리는 매주 섹스 횟수를 정해두고 섹스를 했지 .. 어디를 다친 뒤론 어떤 체위를 할 수 없었어 .. 라거나 나는 정말 고추가 좋아 사실 고추가 좋아서 여자를 사귈 수 없어 라거나 .. 당신은 피부가 안 좋은데 왜 다른 여자들처럼 피부과에 가지 않아요 .. 자고 있는 내 옷을 벗기고 성폭행을 저지른 사람도 있었다 또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다
나서고 싶어하고 후배를 가지고 싶었던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얻지 못했다 사실 나는 신기했다 왜 자신을 숭배하는 사람을 갖고 싶어하지? 사실 손아랫사람의 신뢰를 얻으려면 사람이 너그러워야할텐데 그러질 못하고 농담이랍시고 기분 상할 수 있는 소리를 하면 손윗사람이건 아랫사람이건 애정을 가질 수 있을까 쓴소리는 돌려돌려 이야기를 하거나 다섯번은 좋은 이야기를 하고 한 번 골라골라 꺼내어 이야기를 해도 모자랄 판국에 ...
사회당계 (지금은 기본소득당? 과 그곳에 가지 않은 사람들) 사람들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 사실 내가 보기엔 그냥 일종의 폐쇄적인 집단으로 보이는데, 거기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싶으면 할당을 채워야 하고 다른 사람을 닥달해야 하고 그러면서 너는 혁명가라고 세뇌를 하고 .. 뭐든 자꾸 숨기고 대답해주지 않는 곳에 깊이 빠져드는 심리는 뭘까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한다 하지만 내가 깊이 생각해보진 않아서 아직도 이해를 하진 못했다 여튼 나온 사람들은 세상에 더 없는 피해자가 되었고 서로 너가 뭘 받았네 너는 뭘 안 받았네 하며 싸웠던게 생각난다 그런 일들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 집단을 겪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불행했고 괴로웠다고 하고 그걸 보는 사람들도 충격적이라고 하는데 세상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이었다. 운동 사회가 어떻게 됐는지 참담합니다~ 어쩌구 하는 사람들 되게 많았던 것 같은데 언론 보도 거의 1도 안남.. 세상 사람들에게 별로 회자되지도 못했는데 왜 그랬나 생각해보면 일단 이런 구조를 사람들이 이해하기가 어려운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 당장 나도 언더조직이라고 하길래 거기 있는 사람들은 정말 지하에서만 일 하는줄 알았다. 지상으로 나오면 안되는 줄 -.-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0506-7 가끔씩 (0) | 2021.05.07 |
---|---|
210504 '가엾은 나'라는 달콤한 착각 (0) | 2021.05.04 |
210428 만악의 근원 인정욕구 (0) | 2021.04.28 |
210427 단상 (0) | 2021.04.27 |
210424 (0) | 2021.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