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필, 가만한 당신

stri.destride 2021. 1. 24. 17:52

행복과 불행은 능력의 많고 적음보다 의욕의 많고 적음에 더 자주 영향을 받는다. 능력은 결핍일 때 주로 문제가 되지만 의욕은 과잉일 때 더 자주 말썽을 빚고, 경험으로 판단컨대 능력은 충분할 때가 드물고 의욕은 적당할 때가 드물다. 그 간극이 커지면 자신도 주변도 불행해진다. 아마 모성이 놓은 자리가 거기일 것이다. (..) 모성이 더 치명적인 것은 내든 안내든 사표나 이민 같은 탈출구도 없기 때문이다. 52-3

 

"조만간 미국 시민은 원고들과 같은 커플의 결혼을 흔히 보게 될 것이며, 그걸 '동성혼'이 아니라 그냥 '결혼'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젠더와 성적 지향을 빼면 그들은 거리의 여느 부부와 조금도 다를 바 없으며, 다르지 않은 그들을 다르지 않게 대하라는 게 미합중국 헌법의 요구다"라고 밝혔다. 75

 

우자와는 "각 분야의 직업적 전문가가 전문적 식견에 기초해서 직업적 규율에 따라 (사회적 공통 자본을) 관리/운영해야 한다"라고 썼다. 위탁이 아니라 신탁, 즉 관리 주체는 독립적이고 자립적으로 운영/관리하되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고, 정부는 전문가들이 신탁 원칙에 따라 제대로 운영/관리하는지 감독하고 사회적 공통 자본들 사이의 재정적 균형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요지였다. 79

 

리벳고 ㅇ로시의 우람한 팔뚝은 그러니까, 유럽 전선의 나치를 겁주고 그들과 싸우는 미군 청년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군함과 전투기를 생산하는 군수공장ㅇ 남성 근로자들 보라고 내민 거였다. 106

 

하지만 법과 제도의 진전이 시민 의식과 관습 속에 스미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일상의 보이지 않는 차별과 편견에 맞서 온전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법 제도와 별개로 천부의 권리를 시민들의 감각 속에 끊임없이 노출하는 게 중요하다. 인종 분리의 담장을 넘어 흑인이 진입하고, 동성애자 커플이 손을 맞잡고 거리와 광장을 활보하고, 남성이 전유한 노동과 유희의 경계를 허무는 일. 끊임없이 자극하고 부딪쳐 더디더라도 점차 자연스러운 풍경의 일부가 되는 일은 집단이 거대한 대오를 이뤄서 힘과 함성으로 법 제도에 맞서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한 투쟁의 일부다. 124

 

그는 한때 여성과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자신의 성적 지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었다. 128-9

 

나는 오만했고, 심판하는 일을 좋아했고, 스스로에게 도취돼 있었고, 또 자신만만했다. 나는 저으이 그 자체보다 내가 이기는 것에 더 몰두했다. 바로 내가 모든 걸 망쳤다. 지금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이 말을 한다. 내가 촉발한 글렌 포드의 모든 비참에 대해 그와 그의 가족에게 사죄한다. 배심원들에게 마땅히 제공했어야 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사죄한다. 내 의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오점을 남긴 재판부에도 사죄한다. 146

 

서구 문화의 성 불평등은 여성의 생물학적 열등성의 믿음에 근거한다. 반면에 이슬람의 불평등 시스템은 여성이 강력하고 위험한 존재라는 가정에서 비롯한다. 모든 성 억압 제도드르 (일부다처제, 강제 이혼, 성적 격리)등은 여성의 힘을 억누르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구 여성해방이 여성이 주축이 돼 남성과의 평등을 이루려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무슬림 국가의 페미니즘은 남녀가 함께 양성의 평등적 관계성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278

 

"아름다움은 피부에 있어! 잘 가꾸고, 잘 씻고, 오일도 바르고, 향수도 뿌리고,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예쁜 옷을 입어서 네가 여왕이 된 듯 느낄 수 있어야 해. 만일 세상이 너를 모질게 대하면 네 살결을 어루만지며 맞서. 피부는 정치적이야. 아니라면 왜 이맘들이 감추라고 하겠니?" 281

 

인권을 의미 있게 여기는 사회라면 재소자에게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것들을 보장해야 합니다.

인권 피라미드의 가장 아랫단에 등을 대고 인간의 존엄과 문명의 기품이 아주 나락으로 구르지 않게 떠받친 앨빈 브론스타인이 2015년 10월 24일에 별세했다. 283

 

그런 분노는 좀체 사라지지 않는다고, 권력에 대한 불신이 거기서 비롯됐노라고, 그는 여러 차례 말했다. 284

 

"인간의 몸에는 206개의 뼈와 32개의 치아가 있다. 그 가각ㄱ은 우리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뼈들의 이야기가 난해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뼈는 결코 거짓말하지 않으며 나쁜 냄새를 풍기지도 않는다." 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