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공연에 다녀왔다.
빅포니는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았다. 그의 한국말은 어눌하다. 그의 이미지는 '존박'과 흡사하다. 잘생기고 키 크고 '외국물'을 좀 먹은 것 같은. 그러나 수줍은 미소를 짓는. 그는 시종일관 '나는 와이프가 없어요.' '미안해요'를 연발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그 말 끝마다 연꽃 피어나듯이 피어났으나 나는 영 즐겁지는 않았다. 그는 어딘가 굉장히 떨리는 것 같았다. 한 노래는 중간에 하다가 끊기도 했다.
홍갑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사실 이 공연은 빅포니씨에겐 미안하지만 빅포니씨를 뺀 세 명을 보기 위해 간 자리였다. 어떤 사람들은 홍갑의 목소리를 중성적이라고 하지만 글쎄 나는 그런건 잘 모르겠다. 드린지오의 변칙 많은 화려한 기타 연주와는 다르지만 어쨌든 홍갑의 연주에도 어떠한 '심'이 느껴진다. 나는 그의 연주를 좋아한다. 사람들이 자꾸 웃으니까 재밌으세요 라고 그가 넌지시 물었는데, 그 물음이 좋았다. 나는 그 선량함을 가장한 표준시민의 웃음소리가 연신 불편했던 차였다. 중간에 송은지씨가 나와서 코러스를 했다.
소희 공연은 두 번째. 이전 공연은..정민아/소희/시와씨가 셋이서 함께 씨클라우드에서 했던 공연이었다. 소희씨는 그때보단 얼굴이 좋아보였다. 연구실 동료중에 수준급 드러머가 있는데, 그이가 라틴재즈에 심취해있는지라 그이 집에 녹음하러 갔다가 보았던 신기한 소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드럼용 브러쉬를 까혼에 쓰는건 처음봤다. 세션들도 좋았고..소희의 라이브를 듣다보면 울컥하는 지점이 있다. 푸른곰팡이 레이블은 좋은곳인가?!
윤영배!!!!!!!!!!!!!!!!!나는 윤영배 아저씨의 짱짱 팬이다. 나는 씨디도 샀다. 그 서늘한 목소리를 좋아한다. 윤영배 아저씨는 본인의 녹음은 수십번 녹음을 해서 거의 한음절씩 짜깁기를 해서 만든다면서 그게 사기고 거짓말이지 뭐냐고 그랬다. 윤영배 아저씨가 녹색평론 보냐고 그랬는데 사람들이 침묵했고 아저씨는 그런것도 좀 사서 보라고 별로 안비싸다고 그랬다. 그러구나서 한겨레에 나왔던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인터뷰 봤냐고 그랬는데 사람들이 또 대답을 안했다. 그 이사장 할아버지가 녹색에너지연구소? 여튼 녹색연합인지 녹색당인지에서 만든 연구소 개소식에 오셨다고 막 와서 책을 배낭에 산더미처럼 넣어갖구 와설랑은 날라다녔다고 그랬다. 그러구나서 말과활 소개하시면서 이게 뭐드라..했는데 내가 말과활!!!이랬더니 사람들이 쳐다봤다. 뭐 ..어째뜬 나중에 공연 끝나고 말과활 읽었다고 녹색당 가입하면 아저씨를 더 자주 볼 수 있는거냐고 그랬다. 허허 일렉트릭뮤즈 레이블에서 활동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이가 싸인받고 있어서 나도 달려가서 냉큼 싸인받았다. 윤영배 아저씨의 서늘함과 헛헛함이 나는 참 좋다
공연을 다 녹음해놨는데 녹음하고 이틀 뒤 핸드폰이 갑자기 부팅이 안되서 초기화를 했다. 백업은 바로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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