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읽은 유디트 헤르만의 소설. 알리스가 나에게는 더 좋았다. 결코 행복하지 않은, 천천히 파국을 향해 덤덤하게 다가가는 사람들의 짧은 이야기.
침실 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그 뒤로 밝은 빛이 보였어. 침실까지 가려면 네 걸음인지 다섯 걸음인지 모르겠어. 아버지는 문턱에 서서 불에 타고 있는 할머니를 보았어. 침대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방 가운데, 침대 앞에서, 침대는 타고 있었고, 할머니의 잠옷, 양말, 목도리, 머리, 얼굴 그리고 할머니의 파란 눈이 불길에 휩싸여 있엇어. 그녀는 불에 타고 있었고 더 이상 소리를 지르지 않았어. 지붕 위 하늘과 안테나는 잿빛이고 연기가 자욱했어. '할머니는 불에 타면서,' 아버지가 나중에 말하길, '확실치는 않지만 춤을 추시더구나.'라고 그랬어." 소피는 울지 않고, 어색하게 웃는다. 1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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