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나라 (2013) 
Our Homeland





가족의 나라 일본 포스터. 일본어를 아주 신나게 다 까먹어서 해석이 거의 안되네...-_-;
가깝고도 먼 둘의 나라, 25년이 지났는데 오빠는 그 나라에....어...한자 다까먹었다...
양영희감독은 가족의 나라를 찍기 전에 디어 평양과 굿바이 평양을 찍었는데 그 둘은 다큐, 가족의 나라는 극영화. 극영화라지만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재작년에 굿바이 평양을 봤는데..어디서봤더라..주안이었나..그때 초반에는 기웃기웃 하는 심정으로 보면서 많이 웃고 즐거워하다가 양감독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양감독이 아버지에게 편지를 읽는데 그 편지 내용중에 "아버지 선화는 대학에 갔어요"라는 대목에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난다. 당 간부의 집이라는데 전기는 하루에 두 시간 나오고 생일잔치 한다는데 너무 소박하고 당 간부 자녀가 다니는 학교라는데 담장이 반은 무너져 있지를 않나 .... '헐' 이말밖에 안나옴. 그러나 양영희 감독에게는 사랑하는 조카와 사랑하는 오빠들을 만날 수 있던 시간이었으니 다큐는 내가 흔히 보았던 '북한의 실상'다큐보다 훨씬 따뜻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너무 열악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 그 아이러니..
양영희 감독의 아버지는 북한 국적의 재일조선인인데 일본 내 조총련 간부직을 맡았던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당시 중고등학생 또래의 세 아들을 북한(양 감독 아버지 말을 빌려 말하자면 '조국')에 보내고, 양 감독은 그 당시에 여섯살이라 너무 어려 부모님이 일본에 남긴다. 세 오빠 중 한명은 자살했고 ... 둘째 오빠가 뇌종양 치료차 일본에 3개월간 체류하기로 하는데, 갑자기 북한에서 해외에 나간 사람들은 내일 당장 귀국하라는 조치가 내려지면서 급작스레 귀국하게 되는 그런...내용. 지슬과 마찬가지로 '아니 이게 말이 돼?' 이 생각밖에 들지 않는데 근데 이게 엄연히 '현실'이었다는 것. 독립영화가 가진 힘은 '현실'에서 나오는 것이 클텐데...설령 그것이 '극영화'의 형태를 띄더라도 여전히 가슴 먹먹하기는 마찬가지. 일부러 눈물을 짜내려고 의도하는 대목이 나오는것도 아닌데 마지막에 가서 진짜 엄청 울었다. 극장에 나 혼자 있었으면 꺼이꺼이 울었을텐데 사람이 세 명 있어서 그냥 계속 눈물만 줄창 흘리고... 양감독의 오빠에게는 심지어 감시원까지 붙어 있었다. 감시원은 하루 종일 하는 일이 정말 성호(양감독의 오빠)를 감독하는 일 뿐. 집앞에서 밤늦게까지 대기하고, 병원 가서도 몇 발짝 떨어져서 계속 옆에 있고... 성호는 넌지시 동생에게 북한의 지령을 받아서 보고하는 활동을 하고 싶냐고 이야기하지만 (이 역시 '조국'에서 시킨 일. 감시원은 성호에게 그 이야기를 하라고 병원에서 이야기한다) 동생은 그런 곳에 얽히고 싶지 않다고 지긋지긋하다고 이야기하고 문 뒤에서 아버지는 그 이야기를 듣고 ..
현대사가 한 가족의 삶에 얽혀들면서 일어나는 지긋지긋한 일들은 나도 많이 겪었다고 생각했지만..가족의 나라는 그런 삶을 너무 있는 그대로 내비쳐서 정말 더 ... 끔찍하다. 재일조선인 문제, 북한 국적과 남한 국적, 일본에서 비일본국적으로 살아간다는 것들이 줄줄이 엮여서 나오는데 ..
영화 안에서 양감독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꾸리는 찻집에서 아침에 어머니가 개시 준비를 할 때 신문만 읽고 일 하나도 안도와주고, 양감독은 '우리 리에는 좋아하는 사람 없나'라는 어머니의 말에 '미국 국적이면 안되고 일본 국적이면 안되고 남한 국적이어도 안되는데'라며 툴툴거리고 아버지는 못마땅해하고 ... 남매가 밤늦게까지 안 들어오자 계단에서 내리 기다리다 남매가 들어오자 불같이 화를 내며 '너의 임무는 치료야!'라고 말하고 자러 들어가는 모습이나..아들 앞에서 눈물을 비치지 않고 항상 웃는 어머니라든가 그런 '가족'의 모습도 나름 흥미로운 포인트. '너의 임무는 치료'라고 엄하게 말했던 아버지가 그 '임무'를 조국으로 인해 마치지 못하고 떠나가는 것을 볼 때 기분이 어땠을까....
양감독은 굿바이 평양을 이후로 북한에 들어가지 못한다. 남한에도 못들어간다고 했던거같은데 그건 또 아닌거 같고.. 잘 모르겠다. (>후일 알고 보니 양영희 감독은 남한 국적을 취득했다고 한다) 극중 양감독 역을 맡은 배우가 양감독이랑 정말 비슷하게 생겨서 놀랐다. 다큐랑은 또 다른 이야기, 그리고 이러한 '가족의 비극'은 한 번쯤 상업영화로 제대로 나올 것 같은데 아직 한번도 이야기되지 않았다는 점의 놀라움, 양 감독이 오히려 북한 국적으로 일본에서 살고 있기에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 ...뭐 그렇다. 너무 울어서 머리가 띵하다. 사람들을 부러 울리려고 만든 영화도 아닌데 이렇게 그냥 각색된 이야기만 봐도 눈물이 나는데 당사자들은 어떨까 싶으니 또 마음이 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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