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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가 된 소녀들, 김신혜정 / 영희야 놀자

stri.destride 2013. 3. 30. 16:43



왕자가 된 소녀들 (2013)

Girl Pri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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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혜정
출연
조금앵, 김진진, 박미숙, 허숙자, 김혜리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79 분 | 2013-04-18



이 영화를 제천국제영화제때 보려다가 못보고 여성영화제때 못보고 엘지비티영화제때 못보고 이런식으로 계속 놓치다가 이번에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상영해서....동네주민 ㄴ모씨를 꼬드겨다가 보러갔다. 왕자가 된 소녀들로 영화화 되기 이전에, 정은영씨의 '뜻밖의 응답'이라는 영상물을 본 적이 있다. 뜻밖의 응답 보러가겠다고 서울역에서 송도까지 1301번 버스 타고 달려간 내 의지가 참 (..)



          

(세 그림의 출처: 12회여성영화제홈페이지 http://www.wffis.or.kr/wffis_12th/03_program/02_pro_read.php?sang_no=1050&code=141)


뜻밖의 응답은 '남자되기'는 '남자의 몸으로써만 가능한가'에 대한 '뜻밖의 응답'을 보여주는 영상. 영상 속의 배우들은 '남자가 되는 법'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여성 국극 자체가, 남녀 역할 모두를 여성이 연기하는 작품이니 여성 배우들은 끊임없이 '남자가 되는 법'을 연습해야 했을 터. 그리고 수십년 동안 '남자가 되는 법'을 연기한 배우들의 모습은, '왕자가 된 소녀들'에서 확실히 다르게 다가온다. 어쩌면 같게 다가올 수도 있겠고. 감독의 의도마다 다르겠으나, '왕자가 된 소녀들'에서 나오는 국극 배우들이 보통의 할머니에 가깝다면, 뜻밖의 응답에 나오는 국극 배우들은 정말 '남성성'을 재현하는 'psuedo-male'(유사남성?)을 보는 기분. 


왕자가 된 소녀들에는 국극 배우가 너무 좋아서 가상의 결혼식을 한 여자 팬이라든지, 여성 국극의 팬을 자처하는 방송인 이정섭씨의 인터뷰라든지 하는 내용이 비교적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포맷으로 나타난다. 개인적으로는 뜻밖의 응답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좀 더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듯 하고, 왕자가 된 소녀들은 약간의 팬심 + 여성 국극 배우들을 향한 사랑 + 후진 양성이 잘 되지 않아 팔십이 넘은 나이에도 현역으로 배우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등이 묘하게 섞여난 영화라는 생각이 (...) 여성영화제와 제천에서 상영했던 것과는 다르게 이번 편집본에는 나레이션이 다 빠졌다고 했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중간에 잠깐 잠들거나 해서 (..) 이 할머니들에게 감독이 자꾸 던지는 질문들이 너무 의도적인게 보이는것도 약간 뜨악했고, '그땐 그랬지'식으로 과거 사진을 보여주거나 하는것도 왜 그랬을까 싶고 ... 그러니까, 감독의 의도를 도저히 파악할 수가 없었다는거다. 이 사람들에 대한 애정은 묻어나는데, 그래서 감독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가? 라는. 



남성성의 수행이 지속되어 온 사례라는 점에서, 철저하게 상품으로 보이는 다카라즈카와 다르다는 점에서, 여성국극은 젠더의 수행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더 깊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나는 계속해서 들었다.


동행이었던 ㄴ모씨는 할머니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재밌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했다. 나이든 여성들은 힘이 세다. 물리적 힘만을 이야기하는 것뿐이 아니라, 그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과 함께 사는 법을 안다는 점에서..그리고 여성국극 팬들이 차려온 상을 보면서 아...여성팬이 짱이구나 하는 생각도 (...)


뜻밖의 응답 전시를 보고, 이 영화를 보기 전에 ... 여성 국극 춘향전을 보러간 적이 있었다. 마지막에 춘향이랑 몽룡이 만날 때, 예전에 소설이나 영화에선 그 대목에서 엄청 시큰둥했는데 그때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인터뷰 내용이 책으로 출간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럴리가 없겠지..ㅠㅠ슬프네. 영희야 놀자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마음입니다...그저..ㅠㅠ


사족

옛날 포스터나 사진이 겁나 멋있다 그래서 첨부함...출처는 LGBT영화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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