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가 한 삼년전쯤에 사서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벼르고 벼르다가 이제서야 읽은 책.
건축이야기라지만 어떻게 보면 그냥 '서양건축사'라고 부르는게 나았을 법도 하다. 책 안에는 인도나 이슬람문화권 지역 그리고 극동문화권이나 중남미 지역의 건축사까지 서술하기는 하지만, 읽다보면 내용의 깊이가 없다고 해야 하나 ..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한건 나가 살 때 수많은 건축물들을 보고 다녔는데 "높다" "화려하다" "깊다" "길다" "크다" 외에는 떠오르는게 없는 날 보면서 진작에 공부좀 할걸..이란 후회가 들었기 때문이다...결국 서양의 건축은 고대-그리스로마-중세/고딕-그리스로마(르네상스)-바로크/로코코-그리스로마(낭만적 고전주의)-철의 발견-국제주의-다원주의 이렇게 흘러가는데, 철과 엘리베이터의 발명이 없었으면 오늘날과 같은 고층건물이 없었을 거란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오래 전에 쓰인 서양사 책들과 비슷하게, 비서구권에 대한 몰이해가 돋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영국이 지은 인도의 총독부 건물이 그 시기에서 제일 아름답고 뛰어난(!) 건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요새 케이블 채널 중 일본전문채널에서 집 지어주는 프로그램을 방영중이라 즐겁게 보고 있다. 한국에서 집 지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옛날 집이 얼마나 열악하고, 이 집을 고칠 수 없어서 마지못해 사는 가족의 삶이 얼마나 불편한지 보여주고 그 뒤에 새 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이 프로그램은 신청자 가족이 이미 부지를 선정하고 원하는 집의 밑그림이 있는 상태라는 것. 그리고 그 원하는 바에 맞추어서 건축가가 설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기반 공사부터 집을 짓는 과정을 하나 하나 다 보여준다는 것, 그리고 안전장비에 대한 설명도 해 주고, 심지어 날이 너무 궂으면 작업을 안한다는 것 .... 한국에서도 그러려나.
아파서 집 밖으로 나갈 수는 없고, 할 일은 없고 하다보니 책에 나오는 건축물 몇개를 따라그리게 되었는데..연필은 확실히 다루기 힘든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선 균등하게 긋기가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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