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빨래하러 내려가다가 계단에서 미끄러지는바람에 허리를 다친적이 있었다
미끄러짐의 끝에 계단 모서리에 허리를 박으면서 머리는 쇠로 된 계단 손잡이에 박는바람에
잠시동안 앞도 안보이고 머리도 허리도 다 아파서 너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엄살은 심해도 금방 까먹는 편이라 대충 약바르고 냅뒀는데 한국와서 맨날 앉아있고 운동은 안하고
종국에는 스트레스를 하도 받은건지 논문 끝내고나서 허리가 너무 아픈거........
앉아도 아프고 누워도 아프고 서도 아프고 앉았다 서면 엄청 아파서 벽짚고 서있어야하고
침을 맞고 부항을 뜨고 마사지를 받아도 나아지지 않는 통증에 큰맘먹고 병원에 갔다
의사는
가벼운 마음으로 왔어요? 아니면 ..?
이라고 물었고
나는 여기저기 다 다녀봤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온건 아니에요
라고 했다
엠알아이 찍자 그래서 저 폐소공포증이..
하니까 의사는
폐소공포증이 있으면 재우는 주사가 있어요 그거 맞고 찍으면 돼요
그렇게 사는데 지장은 없는 폐소공포증인데 다만 그래서 혼자 낯선 엘리베이터를 잘 못탈뿐
방사선과에서는
엠알아이가 머리는 뚫려있는데 하면서 주사 안맞히려고 하길래 그냥 안맞았는데
겁나 시끄러워서...따따따따따따따 뚜뚜뚜뚝뚜구ㄸ구ㄸ구뚞뚜구ㄸ구 거기다가
소음 막는다고 씌워준 헤드폰에서는 소녀시대 노래가 메탈 수준으로 흘러나오고
하이프리퀀시가 다 날라간 음악은 들을게 못되는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찍고 내려가니까 의사는
주사 맞았어요?
아뇨 안맞았는데요
괜찮아요?
네
안색이 아닌데..
의사는 전국의 척추질환 환자들을 만나고 다녀서인지
내 엄살에도
디스크는 원래 아픈거에요 라고 딱 잘라말했다
그런데 디스크가 찢어졌대...
ㅠㅠ
웃긴건 디스크 판정 받고 나니까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단거다
요가가서 무리하지 말아야겠다-_-;;
엠알아이 왜찍냐고 그거 사기라고 뜯어말리던 엄마가-_-;; 엠알아이 안찍었으면 큰일날뻔했다며 -_-;;
응급실 간다 했을때 "ㅇㅇ 잘다녀와~"했던 아빠도 왠일로 나한테 "얼마나 아플까"라고 했다
-_-
사실 지금도 아프다
-_-
밖에 바닥 미끄러울텐데 나갈게 두렵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