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공부가 덜 된 탓이라, 그토록 미워하고 화내고 눈물짓고 고개를 저으며 산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사람은 겸손해지는게 옳다고 나는 믿는다
내가 조금 더 많이 안다고해서, 그것이 내가 이 사회에서 더 많은 자본을 가져갈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어떤 지식을 더 많이 아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것도, 이제는 안다.
#3
외로운가? 그것마저도 견디면 내공이 될겁니다. 라는 말이 너무 소중해서, 가슴에 새기고 산다.
#4
어릴적 나는 음모론을 참 좋아했다. 어딘가 묘하게 훔쳐봐야하는것만같은것들, 대놓고 보면 안되는 것들에 대해서 나는 어떠한 쾌감을 느꼈던것일지도 모른다. 금기를 넘나든다는, 그 쾌감. 글쎄?
#5
내가 이제 마음놓고 좋아할 수 있는 것은 구름이 지나가는 하늘, 하루하루 색이 변해가는 나뭇잎들, 그런것들.
#6
어디에 있든, 내 마음먹기에 따라 지옥이 되고 낙원이 된다는걸 안다. 그렇지만 당신을 바라봐야 하는 나는 지금 지옥이야
#7
내가 스쳐지나갔던 곳들을 하나하나 기억한다. 나는 그토록이나 장소에 집착한다. 이제서야 알겠다.
#8
자주통일 실현, 미군 반대. 라고 이야기하는것보다. 아직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말이 나를 더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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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다
폐허는 아름다워요
황량하죠
우리가 공유한 폐허는 송도였다
보도블럭으로 덮인 땅 위에 잡초가 많이 자라 있는게 좋아요
땅이 아직 개발을 하지 않은 땅 위에는 바다, 소금 냄새가 나고
바다에서 자라는 붉은 풀이 자라고 조개껍질 가루가 있었어요
송도는,
(개발한 사람들은 송도 개발의 지지부진에 냉가슴을 앓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라는 말을 나는 끝끝내 하지를 못하고 계속 말을 쉬다가)
아름다워요
송도는 아름다워요 라고.
*
오늘 주거복구할때나 전에 주거복구할때나 보면 창틀 자르실 때
스티로폼 가루가 날아다니잖아요
그런데 그게 꼭 눈오는거같은거에요
그러면서 되게 아름답고
그런데 사실 오늘은 볕이 좋았잖아요 많이
그런데 그 스티로폼 가루가 ... 꼭 눈오는거같은데
비현실적인 풍경이고 사실... 있어서는 안되는 풍경인데
왜 이렇게 아름다운것들은 슬픈지 모르겠어요
아니면 슬픈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는게 인간의 본능일까요
살기 위한 인간의 본능이란게 있기는 있는거같아요
화재잔재처리 작업 할 때에
우리는 열심히 계속 물건을 찾으려고 했잖아요
나는, 나는. 그 폐허속에서 무언가 온전한 형태를 띈 것을
찾고 싶었어요
사실 삶이라는게 꼭 온전한건 아니지마는 그래도 온전한 형태를 띈 무언가를 찾으면 기쁠거같았어요
(지금와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폐허도 삶이지만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하는게 너무 가혹하다)
(하지만 나는 그 인간의 본능이 ........ 본능이.....집착으로 변하는 순간이 제일 두렵다. 내가 만약 나이들어서 병에 걸리고 내가 살겠다고 다른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게 세상에서 제일 나는 무섭다. 제발 내가 그런 사람이지 않기를. 차라리 깔끔하게 세상을 떠날 수 있기를)
----------------여기까지가 둘의 이야기.
다시금 주거실태조사 하던 시절로 돌아가서
아직도 그 삶들이 왕왕 내게 울리는데. 사실 슬프다고 처참하다고 말하면 그 사람들의 삶을 나마저도 피해자화 시키는것같아 꺼려지면서도 그런데, 근데 어떡해? 라고 이악물고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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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전에 그런 얘기를 했었다
강남구청은 우아하군요
네 강남구청은 우아하게 항상 이야기하죠
우리는 강남구청보다 더 우아해져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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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에서 오월애 하는거 보고 난데없이 인디플러그에서 오월애 질러따..............
보러가고싶었는데 시간안맞아서 못갔어요 라는 말에 누군가가 자신은 그걸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그랬는데
음......극장에서 보면 눈물콧물 다 짤거같아서 무서워서 못간것도 사실 있었는데
집에서 우아하게 혼자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