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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8 여자들

stri.destride 2021. 7. 19. 01:53


그곳의 여자들이랑 가까워질 수 없었던건 여자들이 서로 누가 더 이성애적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은연중에 경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나와 나이차이가 1-2세 나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지 못하고 3-4살 혹은 그 이상 나는 사람들과 더 가까이 지냈던건 그래서였다. 대화를 하기가 어려웠던건 그들 머릿속에 성별이분법이 너무 공고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에게 성적 매력이 있다는걸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지 않아도 충분히 여러 자원을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그래서 아쉬웠다.

나는 오히려 "여자들만의 ㅇㅇ" 을 강조하면서 누군가랑 친해져 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학부때 여학생회를 만들었던건 남자애들의 몰염치함이 너무 거셌고 여자애들끼리 뭉치면 남자애들이 우리를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상처받는 일들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들을 얻었었다.

그 여자애들이 남자들로부터 받은 상처를 이야기하면, 나는 다 들어주고 다독여줬지만 내가 그 남자애들이 문제라고 말을 하면 그 여자애들은 보통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그 점이 가장 곤란했던 것 같다. 나는 그 여자애들이 그 집단의 남자애들에게 인기가 많아야 한다는 점에 무게를 싣는 것을 가장 이해 할 수 없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심경이 이해가 안 가는건 아니다. 다만 그때의 나는 내 생각이 너무 맞다고만 생각했어서 그 여자애들의 마음에 되려 상처를 주었을수도 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 해도 평소에는 더 유도리있게 보냈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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