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적으로 말하면 상영중의 야유에 가까운 웃음에서는, 양질의 지성이 그리 느껴지지 않았다. 거북함은 거기에서 기인했다. 그것은 그들이 가장 경멸하는 부시가 상대를 업신여길 때 짓는, 품성이 결여된 경박한 웃음과 어딘가 깊은 곳에서 통하는 게 아닐까. 그런 의구심에 사로잡혔다.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결함은 문제삼지 않고, 상대를 이해력 없는 바보라고 생각한다. 타자에 대한 상상력이 결여된 이러한 품위 없는 태도가 부시의 본질이라면, 설사 부시를 향한 것이라 할지라도, 이쪽은 결코 그런 태도를 취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반부시가 아닐까. 160
예를 들면 일본에서 거이즈미총리를 공격하는 것 같은 작품을 만들어, 잠깐 동안 보는 이의 가슴울 후련하게 한다고 해도, 그것은 고작 제작자의 자기 만족에 불과하다. 오히려 진짜 적은, 이러한 존재를 허용하고 지지한 이 나라의 6할 가까운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은 고이즈미 적인 것이고, 그 병소를 공격하지 않고 안전지대에서 고름(고이즈미)만을 찔러 짜 낸대도 병세는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 161
시야가 좁고 상상력이 부족한 인간일수록 내부에서밖에 통용되지 않는 아름다운 나라 같으 단어를 중얼거리는 법이다. 167
그런가 하면, 지진을 인해 고통이 마비되어 집에 돌아가지 못해 곤란해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역 구내에서 몰아낸 철도 회사에 욕을 퍼붓던 도지사는, 그에 대한 대책이나 자신의 책임을 말하기보다 도쿄 올림픽으로 힘을 보여주자고 말한다. 그의 아들은, 이런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불안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의 상황을 집단 히스테리라고 부른다. "빨리 잊자" 그들은 모두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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