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나, 김근수

stri.destride 2014. 12. 1. 01:49



교황과 나

저자
김근수 지음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 2014-07-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정도전보다 개혁적인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가 말하는 교회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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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에 살해된 동료 사제들의 시신이 안치된 장미동ㅇ산 앞에서 소브리노 신부는 가난한 사람의 눈으로 '역사의 예수'를 바라보는 그리스도론을 강의했다. 믿음의 그리스도보다 역사의 예수에서 출발하는 신학의 길을 일깨워주었다. 지식인이나 신학자의 눈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의 눈으로 예수와 교회, 세상을 보아야 하며, 역사의 승자보다 역사의 희생자들이 예수를 가장 정확하게 알아보고 받아들인다는 가르침에 김근수 선생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술회한다. 스승은 1989년의 사제 학살 사건을 상기시키며 "세상에는 목숨 걸고 신학하는 사람도 있다. 해방신학자는 목숨 걸고 신학하는 사람이다."라고 가르쳤다. 지금도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그는 장미동산을 떠올린다. 11




내 심장의 가장 좋은 부분을 기꺼이 내어줄 정도로

내가 지극히 사랑하는 내 손자가

부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를 ....


그러나 어느 날 내 손자가

어려움, 질병,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슬퍼할 때 


가장 위대하고 고귀한 순교자 예수님이 계신 감실을 보며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의 발 아래에 계신 마리아를 보고 탄식하면서

손자가 받을 상처의 가장 깊고 아픈 그 곳에 

하느님의 위로가 폭포수처럼 쏟아지기를 빕니다. 48



멕시코에서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 이어 그다음 해에는 아카풀코를 중심으로 칸쿤 지역에 대규모 관광 휴양지개발이 시작되었다. 미국인들이 신혼여행지로 가장 선호한다는 바로 그 칸쿤이다. 멕시코를 대표하는 이 휴양지는 수많은 원주민의 피와 토착 지주들의 눈물을 분모로 하고, 달러와 인공 조림 야자수를 분자로 하여 구성된 적녹색 오아시스에 다름 아니다. 49



폭압적인 환경은 예민한 마음결을 가진 사람들을 격하게 흔들어놓기 마련이다. 54




세계화 경제 질서는 가난한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들은 주변인이자 억압된 사람들이며 한마디로 쓰레기 취급을 받는다. 71




흔히들 "박수칠 때 떠나라"고 하지만 '성공'과 '전진'만을 목표로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말은 남의 얘기나 다름없다. 올라가는 일은 누구한테나 어렵게 마련이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품는 '희망'이 원동력이 된다. 84



레오 13세는 이 회칙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환상도 비판했지만 자본주의의 문제점 역시 강력하게 비판했다. 교황은 이 회칙에서 교회는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자본가계급과 동맹 관계가 아니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임금과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사회적 불평등을 인간의 노력으로 없앨 수는 없으며 사유재산은 인간의 기본권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사용자는 노동자와 합의하에 계약을 맺고 노동자가 최소한의 안락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정당하 ㄴ임금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유한 계층이 자기 생활에 꼭 필요한 것과 신분 유지에 필요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재화를 궁핍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은 마땅한 의무이며, 집권자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분배 정의를 엄격하고 공정하게 준수해 모든 계층의 시민들을 공평하게 보살펴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147-8



이처럼 보수파들은 정치적인 목적을 지닌 해방신학 탓에 교회가 훼손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가난한 자를 돕고 독재와 불의에 맞선 사제들은 교황청이 힘센 사람, 부유한 사람의 편을 들고 있다고 보았다. 198



대체로 한국 사람들은 사회문제의 해답을 자신의 내부 성찰이나 시민간 연대를 통해 풀기보다는 외부의 위안, 개인적 구원에서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 218



2013년 브라질 세계 청년대회를 마치고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하느님을 찾는 선의의 동성애자를 내가 무엇이기에 판단한다는 말입니까?" 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