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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1

stri.destride 2013. 12. 11. 21:49




너무 외로워서 머리가 이상해진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난 이기적인 사람이라 딱히 외로움을 타지 않아서일까. 어제는 이리에서 논문에 사용할 수식을 마구 휘갈기는 중이었는데, 옆에 세 명의 남자가 앉았다. 예전에 그이들의 지인이 만났던 여자의 현재 삶에 관한 이야기와, 아는 형의 현재 재정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던 그들의 이야기는 멈추었고 그들은 각자 핸드폰을 바라보다 계산하고 금새 떠났다. 저번에 친구를 만나서 한도끝도 없이 타인의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기울어진 이야기를 한도 끝도 없이 쏟아내는 나 자신에 깜짝 놀랐다. 요샌 친구는 뭘까, 난 인간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온걸까 하는 생각을 간간이 한다. 아마 그 생각이 일어나는 이유의 절반 이상은 후회로부터 기인하는 것이다. 가끔 어떤 사람들이 나에게 너는 돈을 앞으로 많이 벌 것이니 지금 힘들어도 참으라거나..뭐가 그리 힘드냐 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와 그 말은 곱씹을수록 화가 나는 말이다. 돈 많이 벌다가 병들어도 입 다물라는건지 뭔지. 



나는 평생 외상의 기억을 안고 가야 하는 사람이다. 살아가면서 점점 그 외상이 내게 미치는 여파가 줄어들겠지만, 다른 요인들에 의해 다시금 외상의 기억이 촉발될지도 모른다. 나는 잠을 자지 못하고, 밥을 먹지 못하는 등의 신체적 변화가 정신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람인데, 그냥 원래 그러려니 하고 이전보다는 받아들이게 되었다. 끊임 없이 무언가를 써내려가는 이유는 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잊고, 내가 해야 하는 다른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지금 만들고 있는 모임이 단순히 자신의 성적 경험이나 판타지를 나열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건 어떻게 보면 너무 무책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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