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어 날이 풀리면서 내 감각들도 다시금 살아나는건지 - 시쳇말로 '봄탄다'고 하는 일련의 증상들. 올해는 마음이 울렁거리기보다는 감각이 느리고 깊게 퍼져나가고는 한다 - 아니면 내가 이제 이 생활에 어느정도 몸이 적응을 해가는건지 - 확실히 예전처럼 하루 지나면 새로운 병이 짠!하고 나타나는게 아니니까 - 그러면서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건지는 불확실하다. 둘 다 일수도 있고, 둘 중 하나일수도 있고, 둘 다 아닐수도 있고.
어쨌든 나는, 상대를 '그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이 생활에 조금은 익숙해졌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을거다. 나는 '너'라고 부르는것보다 '그대'라고 부를 때의 울림이 더 좋다. 말 소리 자체의 울림이든, 그 말이 지니는 의미의 울림이든.
하여튼 불편한 일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일련의 말'들 때문이다. 내가 집에 가서 투덜투덜 거렸을때 엄마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으니 넘기라는 말을 했지만, 나도 '아 굳이 이런일에까지 내가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나' 생각했지만 그래도 그 말을 듣고 '헐?!?!?!?!?!'하고 의문을 표현해주는 이들이 있다. 주변에, 어쩌면- 아직도.
그 앞에서 신경을 있는대로 곤두세워서 '히스테리'를 부릴 생각도 없었고 그러지도 않았으나 그랬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타인을 설득하는 작업은 여전히 내키지 않는다.
부대낀다. 삶이 부대낀다. 대화가 부대끼고 내가 그 사이에서 부대낀다. 그 말이 다시 튀어나오게 될줄은 몰랐다. 아직도 무심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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