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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퀴어퍼레이드

stri.destride 2013. 3. 23. 23:03



알사람은 알고 모를사람은 모르겠지만 이번 기획이 삼년차. 퀴어문화축제 기획단은 이벤트 및 파티팀과 퍼레이드팀으로 나뉘는데 나는 계속 퍼레이드팀. 어차피 파티 가서 노는거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하니 (..)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퍼레이드팀이 더 적성에 맞겠지


포스터 시안 막바지 작업에 들어가는거 같고 ... 서울문화재단 기금 떨어지고 며칠동안 멘붕했다가 기금 떨어지자마자 있던 회의는 급 기금마련 회의로 바뀌고...



학교에서 집행부 하면서 '아 내년엔 현실도피를 떠나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교환학생을 신청했다. 정말 급작스럽게 시작한 일에 겨우겨우 준비 해서 서류 쓰고 넘기고...하면서 자동으로 한 학기를 휴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선거는 지고...학교는 다행히? 다니지 않아도 되었고 그러면서 활동 넣은 곳이 세 군데였다. 그 중 한군데가 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 이슈는 아직도 나에게 있어선 쉽지 않은 주제다. 퀴어이론 읽으면서 머리 부서질뻔 했는데 축제는 학술집단은 아니니까 그런건 없지만......그렇다고 해서 결코 로드가 적은건 아니고. 


나는 왜 삼 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걸까? 라는 질문은 아직도 내가 내 정체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주제. 누가 나보고 돈도 안되는 일, 고생만 하는 일 뭐하러 하냐고 물었을 때 확실하게 대답하지 못하는건 (사실 고생은 돈으로 치환될 때가 제일 값지다는 식의 논리가 나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에..) 왜일까. 


축제는 항상 기금이 간당간당 하기 때문에 기금 떨어졌을때 정말 멘붕했는데 반신반의하면서 열었던 후원함이 벌써 500만원을 넘겼다. 퍼레이드에만 일년에 아끼고 아끼고 아끼고 아끼고 아껴서 이천만 원이 들어가는데. 너무 액수를 크게 잡을 수는 없으니 삼백 하자는거 안된다고 해서 육백으로(무통장 결제 아니면 10%는 수수료로 떼임 흑) 잡아서 올려놓았는데 벌써 오백을 넘겼다. 보통 후원함 열고 나면 한 달 정도 뒤에 받는거니까 사월 말로 잡아놓은건데.... 퍼레이드 하는 날 만큼..까진 아니더라도 정말 많이 놀랐다. 후원함 관리자가 나라서 후원 내역을 다 열람할 수 있는데..후원 내역을 보고 있으면 참 마음이 그렇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 축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나 하는게 1차적 감각으로 다가오니까 ... 세상은 살만한가봐... ㅠㅠ 


서울광장 예약이 세 달 전으로 바뀐걸 모르고 있다가 농업축제가 미리 예약해놨다는걸 알았지만 (..) 올해 축제는 시청광장에서 열릴 수 있으면 좋겠다. 한빛보다 백배는 힘들겠지 (...) 시청에서 축제를 진행하고 나면 나는 또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그날은 또 얼마나 벅찰까. 퍼레이드 기획단 1년차일 때, 축제날 지하에서 영상 통제하느라 선을 따서 소리만 지하에서 듣고 있는데 계속 눈물 날 것 같은걸 얼마나 열심히 참았는지 (..) 2년차에는 그냥 정신이 없어서 밥도 못먹고 카페인만 냅다 들이부어서 헤롱거리고 다녔는데 그날도 퍼레이드 끝나고 청소하면서 참 많이 울컥했었는데. 뭐가 이렇게 날 서럽게 하는건지는 모르겠다. 아마 근데 작년에 ㅊㅇ님 무대인사?할 때 옆에 있었으면 나도 대성통곡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지하에 있었으니까 좀 떨어져서 있던거지. 


올해 퍼레이드가 열리기를 바란다. 부디. 성공적으로 치뤄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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