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파국을 치달아 가는 관계, 그러나 복구의 의지라고는 없는 관계에 대한 소설끝을 향해 가지만 복구의 의지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고, 그것이 원래 그런 것인 마냥, 그래야 하는 것인 마냥 내버려두는 주인공들은 전쟁의 영향을 받아서인걸까 ...... 독일 카톨릭 사회의 부조리함을 꽤나 잘 드러낸 소설. 그와중에 가끔씩 튀어나오는 나른하거나, 영롱하게 반짝이거나, 달콤하거나, 뼛속까지 시린 문장들이 박혀있는 것이 꽤나 섬뜩하기도 하다. 언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느낌. 겉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는 것 같지 않지만. 동생이랑 엄마가 우결을 보는 와중 나는 '이제둘이이혼하러갈거같은소설을읽으러가야지!'라고 말하고 이 책을 끝냈다 으헣헣 책가방을 여는 데서 시작하여 어딘가의 사무실 의자 위에서 끝나는 죽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