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강연은 기현이 즐겨 찾는 피로회복제였다. 교수가 여기 온 청년들이 희망이라고 얘기해주면 한 달 정도는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교수는 모두가 기대하는 답을 하지 않았다. 피로회복제의 엑기스를 넘겨주지 않았다. "글쎄요. 저도 늘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사회학자는 현실을 보고 분석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발 늦죠. 희망의 실마리라는게 있다면 아마 저보다는 여러분들 가까이에 있을 겁니다." 강연을 들으러 왔다고 해서 당신들이 희망일 순 없다. 당신들이 기대하는 안이한 대답은 하지 않겠다는 거절이었다. 말의 내용은 완곡했으나 말투는 단호했다. 강연장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기현은 강연뽕을 채쥠 소한 것이 아쉽긴 했지만, 교수가 적어도 피로회복제를 파는 장사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