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 때문에 문화는 흔히 '하나의 문화 집단이 공유하는 가치나 신념' 또는 '삶의 디자인'design for living이라 정의되지만, 가장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는 오히려 사회 구성원들 간에 '공유된 무관심'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문화속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그 문화의 기본적인 가치나 여러 특질들을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는 것, 즉 의문을 품지도 않고 질문도 하지 않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p29-30
과학 기술의 발달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해체하고 새로운 인간형을 구축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전히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Homo sapiens sapiens라는 종으로 분류될 수 있을까? 아니면 새로운 인간 종의 탄생을 실험하고 있는 것일까? 진화란 예측 가능한 과정이 아ㅣ니기 때문에 인간에게 누적된 변화들은 급격한 환경적 변화와 당면할 때 인간 종을 멸종에 이르게 할 수도 있고, 새로운 진화읟 ㅏㄴ계로 나아가게 할 수도 있다. p52
여자들은 효율성을 중시하는 일터에서는 여성적이기보다 중성적이어야 하며, 가정에 들어가면 남편의 요구를 들어주는 여성성을 갖추어야 하는 양면적 요구를 받게 된다. 20세기에 거대한 여성해방운동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엇던 것은 바로 산업화가 여성들에게 이러한 양립 불가능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모순적 기대 속에 혼란과 자아분열 상태를 경험하면서 급기야 해방운동을 일으키게 된다. 그들은 남성 중심사회가 부과한 '여성성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여성성을 규정해가기 위해 집단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p87
종족은 인종의 범주와 일부 중첩되는 부분도 있다. 한 사회를 주도하는 종족 집단과 소수 집단이 다른 인종일 경우, 이들의 종족 관계는 인종 관계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회에서는 인종 관념이 때로는 종족 이데올로기의 일부를 이루기 때문에 인종과 종족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없는 사례들도 있다. 그러나 인종이 신체적 특징에 근거한 분류 범주인 반면에 종족은 다른 사회,문화적 요소들도 중요한 특질로 삼고 있기 때문에 다른 범주로 봐야 한다.
종족은 또한 민족의 관념과도 중첩된다. 일반적으로 민족은 근대적 영토 국가의 출현과 더불으 등장한 공동체로, 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경계와 역사적, 문화적, 혈연적 공동체의 경계가 일치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러한 정의로 민족을 규정한다면, 민족은 18세기 이후 민족국가nation-state의 출현과 함께 등장한 근대적 산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종족 집단은 정치적 공동체인 근대적 국가를 형성하지 못한 상태를 지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p127
취향은 가정 환경 같은 개인이 성장한 생활 조건에서 배양된 것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을 '타고난 성향'으로 인식하고 다른사람의 취향에 대해서는 혐오감을 가지게 됨으로써 계급을 구분하고 경계짓는 강력한 심리 기제로 작용한다. p143
생산이란 자연에 노동을 가하여 인간의 욕구에 맞게 변형시키는 활동이다. p151
경제학자들은 경제행위를 설명하는 데 경제적 합리성을 의사결정의 보편적 원리로 간주하고 있다. 경제적 합리성은 희소한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최대의 만족을 얻으려는 태도를 의미하며, 경제적 선택을 할 경우 효율성, 계산 가능성, 예측 가능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경제적 합리성이 경제 행위의 원리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토지아 노동, 그리고 모든 생산물의 질적인 차이가 화폐가치라는 단일한 척도에 의해 양적으로 측정되고 비교될 수 있어야 한다. p154-155
이 세상을 편안하고 정의로운 삶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이기적 욕망과 폭력, 갈등과 경쟁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행정체계와 사법체계, 그리고 법과 규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그에 따라 각 직책과 권위에 맞는 역할과 법적인 뒷받침이 주어지는데, 이를 권력이라 한다. p158-159
*정당성, 합법성, 신성함.
우리는 국가가 정한 공공 기념일 외에 직장이나 조직체, 그리고 집안에서도 사적인 기념일을 정해 주기적으로 과거의 특정 사건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의식을 행한다. 이는 역사적 기억이 정치적 자원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p168
사람들은 권력의 불평등한 분배를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동질적으로 평등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모두가 같은 이념과 동등한 자격으로 공동운명체적 관곌르 맺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문화적 장치를 이용한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 공동체의 성원으로 살고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공동체를 살펴보면 그 안에는 이념, 가치관, 도덕, 관습, 풍속, 취향, 그리고 사회적 배경 등이 서로 다른 ㅏ양한 집단들이 각각의 정당성과 이익을 위해 경쟁하고 다투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즉 공동체란 성원이 모두 동질적이고 단일한 체제 속에 통합되어 있다고 믿을 때만 존재하는 '상상의 공동체'다. p167
즉 기억을 통제하는 것은 사람들의 사상과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다. p170
이러한 불평등의 양상이 체계화/제도화 되어 있는 경우, 이를 사회불평등이라고 한다. 즉 사회부평등이란 사회분화의 특정한 측면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p180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간주되는 차이에 근거해 한 사회의 구성원이 몇 개의 사회범주로 구분되어, 각기 다른 역할이나 지위 또는 자원을 배분받고, 각 범주들 간에 일정한 방식에 따라 상호 작용이 이루어지게 되는 현상을 사회분화라고 한다. p177-178
각 문화 내에서 사람들이 몸을 인식하는 방식 역시 그들이 갖고 있는 인식론과 세계관에 따라 다르다. 즉, 무엇이 몸이며 어떠한 몸이 바라직한 것인가, 몸은 어떻게 관리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은 문화마다 다르다. (중략) 그리고 훈육 체계나 사회적 변화에 따라 몸의 형태나 이미지가 변화되어 왔다고 보고한다. 그래서 몸은 그 자체가 문화적 차이를 드러내는 중요한 연구 대상이며 자료라는 것을 발견했다. p199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환자가 느끼는 신체적 고통이 질병인지 아닌지를 환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제도화된 치유 체계, 즉 의료기관에서 결정한다는 것이다. p204
아직 절반밖에 읽지 못했지만 읽다가 느낀건데 글이 굉장히 고등학교때 읽던 교과서 같다는 느낌. 최대한 풀어쓰려고 노력하지만 중요한 내용만 담으려고 노력했으며 그 이외의 것은 알아서 찾아보라는 느낌도 들고 .. (저자들도 '문화인류학에 대한 일반적 개론서를 쓰려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문화인류학을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알려주기'를 지향하며 썼다고 서문에 써있었다) 개념어들이 우다다다 쏟아져 나오니까 문장들이 어렵게 쓰인 것도 아닌데 읽기가 쉽지는 않다. 아이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에 대해, 낯선 사례들을 통하여 낯설게 질문하는 학문..인가.. 아이고. 하여튼간에, 책에 낙서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짜 이책이 아마도 학교 교양 수업 교재였던듯 싶은데 색색깔로 밑줄이 그어진 부분이 거의 50%는 되는듯. 심지어 누구는 자기 생각까지 써놓았는데 이게..근데 읽는 사람 입장에선 썩 즐거운 일이 아니라는 느낌. 어떠한 근거 없이 '근데 이런 구절은 좀..'이런식으로 푸념처럼 써놓으면 읽는사람이 난데없이 하늘에서 떨어진 물한바가지 맞는 기분이야.
<읽을거리>
낯선곳에서 나를만나다: 문화인류학 맛보기 - 한국문화인류학회 편
문화인류학의 역사 - 가바리노, 한경구, 임봉길 공역
유인원과의 산책 - 몽고메리, 김홍옥 역
세상의 모든 딸들 - 엘리자베스 먀셜 토머스, 이선희 역
남자도 여자도 아닌 히즈라 - 세레나 난다, 김경학 역
세 부족 사회에서의 성과 기질 - 마가렛 미드, 조혜정 옮김
XY:남성의 본질에 대하여 - 엘리자베스 바뎅테, 최석 역
출산과 육아의 풍속사 - 카트린 롤레 , 마리 프랑스 모렐, 나은주 옮김
티위사람들:북호주 원주민의 문화 - 하트& 아놀드 필링, 왕한석 옮김 (가족과 '혈연'이 무엇인가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가한 무리들- 톨스타인 베블렌, 최세양/이완재 공역
문화외 실용 논리 - 마샬 살린즈
누어인 - 에드워스 에반스 프리차드, 권이구/강지현 공역
정치인류학 제2판 - 테드 류웰린, 한경구/임봉길 공역
구별짓기: 문화와 취향의 사회학 - 피에르 부르디외, 최종철 역
몸과 사회 - 브라이언 터너, 임인숙 옮김
장애여성의 등장, 그 정치적 의미 - 당대비평 여름호, 박영희/홍성희/안은자/김은정
순수와 위험 - 메리 더글라스, 유제분/이훈상 공역
고양이 대학살: 프랑스 문화사 속의 다른 이야기들 - 로버트 단턴, 조한욱 역
문화로 본 새로운 역사 - 린 헌트, 조한욱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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