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직장을 얻은 후, 연애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살밍라는 생각은 전통적인 중산층 남성의 가치관이다' 200
해고가 무서운 건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패배의 원인으로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유로 해고를 당하든 '그래도 내가 잘했다면'하고 후회하게 한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마늘은 자신을 남성을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회사는 마늘에게 남성 목소리로 고객을 응대할 것을 요구한다. 마늘은 소위 남녀 목소리를 모두 활용해 업무를 처리했다.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내가 묻자, 자신을 분리시켜 일한다고 했다. 내가 여전히 이해 안 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마늘은 그런 일이 익숙하다고 했다. 169
누군가를 배제하고, 누군가를 위계의 밑바닥으로 끌어내려 유지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최면 걸린 삶을 살아낸다. 잘 버틸 수 있다고 믿는 당신 옆에,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쓸모와 '정상'의 문턱을 넘어 당신의 옆자리에 앉은 성소수자들이 있다. 119
제 나름대로 삶을 살 거고. 상황에 맞게 이익이 되는 방ㅎ양으로 내 모습을 이끌어내는 방법으로 살 거라. 내가 성소수자라서 그렇게 산다기보다,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갈거라 생각해요. 다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자신의 모습을 바꿔나가지 않나요? 99
마늘은 콜센터 노동자가 됐다. 너무 정해진 수순으로 움직여 내쪽에서 '왜'를 묻지 못했다. 그러자 마늘이 물어왔다.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묻지 않나요?" 74
기업의 거름망을 염두에 두며 한 자 한 자 써내려가야한다. 서류 전형에서 걸러지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불합격 통보는 점잖게 오지만 속뜻은 잔인하다. "너 같은 애가 널리고 널려서 굳이 널 뽑을 필요가 없다" 취업이란 '너 같은 애'가 아니라는걸 증명하는 일이다. 기업의 욕망에 맞춰 자신을 조작하는, 너 같지 않은 인물이 되어야 한다 그 인물을 연기한다. 43
책이 너무 두서는 없는데 하고싶은 말은 명확해서 대학생 과제도서 정도로 읽으면 적당히 좋을 레벨이군..하고 생각했는데 인스타에 이 책 읽고 마음이 아프고 감동받았고 하는 서평이 있더라. 누군가의 삶을 판단하는게 참 조심해야 할 일이지... 개인적으로는 민주노총에서 성소수자 관련 선전물이 성소수자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에게 제일 좋은 입문서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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