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임동근/김종배

stri.destride 2015. 12. 2. 18:48

아파트도 그래요. 와우아파트 붕괴하고 시민아파트가 문제가 되었을 때, 이제 서민 대상 아파트 짓지 말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서민 대상에서 중산층 대상으로 바꿔서 아파트는 계속 지었습니다. 당시에 서민들이 모여 살면 빨갱이들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서민들을 공간적으로 집중시키는 아파트는 사회적으로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103

어느 정치학자가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유신 정권을 사람들이 오해하는데, 철권 통치가 강행되서 가장 강한 정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가장 약한 정권이었다.
그렇죠. 정당성이 약했기 때문에. 104

국가는 지주들에게 받은 땅 중 일부를 팝니다. 그렇게 해서 내놓는 땅이 체비지입니다. 이 돈으로 도로, 공원, 등 공공시설을 건설합니다. 117

그러면 왜 정부는 그토록 강력하게 주택 소비를 아파트 쪽으로 끌어당기려고 했던 거지요?
일단은 대규모 민간 자본들이 들어가야 목표했던 양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었고 산업 자체를 부흥시키려 했던 측면도 작용했습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빠르게' 가시적으로 빠르게 많이 짓기 위해서였죠. 단독주택 외에도 다세대,다가구 등도 굉장히 선호도가 높은 주택일 수가 있었습니다. 잠실, 양재 등지에선 실제로 그랬습니다. 호화 연립주택들이 많았죠. 그것들을 폐기하고 많이 짓는 방향으로 갔던 것이지요. 199

돈 있는 사람들, 돈 없는 사람들 모두 동향을 파악하는 겁니다. 1987년에 재미있는 사건이 있었는데, 성남에 있는 모 파출부와 모 파출부가 이야기를 하다가 '강남에 사는 누구 엄마는 건들지 마라, 혁명이 나면 내가 죽인다.'라는 말을 했다는 게 보고 라인으로 올라갔답니다.
그 정도로 위기감이 팽배했스빈다. 1987년 노동운동이 거세지고 6월 항쟁이 일어나면서 사회 밑에서는 혁명의 분위기가 굉장히 강했던 거죠. 219

폭등할 때는 돈이 별로 없는 계층에서의 폭발이 제일 심합니다. 특히 최저층이 아니라, 집을 살 수 있었는데 집값이 오르고, 살 수 있었는데 또 오르고 해서 계속 상실감이 쌓이는 중산층의 박탈감이 제일 심합니다. 그런데 하락 국면에서는 최저 소득층이 타격을 제일 많이 받습니다. 은퇴를 했거나 아니면 가진 건 집 하나밖에 없는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습니다. 222

가장 큰 차이점은 다가구주택은 원래 단독주택이고요. 다세대주택은 공동주택입니다. 다세대주택은 공동주택이라 여러 명이 소유하고 등기할 수 있습니다. 집 주인이 여러 명일 수 있는 겁니다. 반면 다가구주택은 원칙적으로 주인이 한 명입니다. 234

신자유주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몇몇 특징은 있죠. 크게 두 개만 보면 하나는 부동산 개발이 금융화 기법을 통해 진행된다는 거죠.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돈 많은 개발자가 규범을 무너뜨리는 사태, 즉 공공성 파괴죠. 하나 더 들라면 지방분권입니다. 351


다만 프랑스와 우리 나라가 다른 점은, 그쪽은 진단부터 합니다. 우리나라는 개발부터 하죠. 이게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사실 균형개발 패러다임을 도입하려면 왜 낙후되었는지를 먼저 진단해야 합니다. 그런데 진단 없이 건물 노후도, 시설 낙후도, 땅값, 몇 가지 지표 본 다음에 여기, 여기, 여기 찍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균형개발촉진지구가 나오죠. 363

예, 그래서 무조건 자치를 해야 한다고 밀고 나가면 역효과가 굉장히 많이 발생합니다. 이건 도시학자보다는 정치학자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인데, 자치가 너무 선하게만 인식이 된 경우가 많아요. 독재에 대한 반대어로 자치가 들어갔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도시 안에서는 안 좋습니다. 특히 주민들에게 맡겨버리면 난개발이 어마어마하게 일어날 겁니다. 다 건물 올리려고 할 테니까요. 389

정책은 굉장히 천천히 움직이면서 주위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한단계씩 높여가야지, 와장창 해버리면 와장창 깨집니다. 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