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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진축제, 서울시립미술관

stri.destride 2012. 12. 14. 13:45


개인적으로는 시립미술관에서 기획하는 무료전시를 아주 좋아한다. 비싼 기획전시는 별로 안좋아하고. 비싸서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단 가면 그림을 보는건지 사람을 보는건지 헷갈리는 그 광경이 싫다. 나는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도 아주 몹시. 그래서 만원버스도, 만원지하철도 고역이다. 낯모르는 누군가와의 예상치 못한 물리적 접촉은 질색이다. 차라리 그것들을 피하느라 지각하고 점수 깎이는게 낫다. 

시청 함께살자 농성장에 들릴 생각이었는데, 그러면서 자동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이 떠올랐다. 서울사진축제를 하고 있었고, 다녀왔다. 전시는 12월 30일까지. 

팀버튼은 원래 그닥 좋아하지를 않아서 어차피 난 흥미가 없었음.. 그리고 사실 왠만한 대형 전시는 어릴적에 다 봐서 흥미가 떨어진것도 있을거고, 작년 하반기에 지겹도록 미술관을 다녀서 그런것도 있을거고, 우리나라도 대학생은 미술관 할인 해주면 좋겠다. 독일은 왠만하면 대학생은 다 미술관 반값 입장인데...라고 생각해보니 그나라는 대학진학률이 30%정도구나..그중에서 중간에 잘리는 사람들도 있고...


서울 사진축제의 슬로건은 '천 개의 마을, 천개의 기억'

공동체와 아카이빙이라는 어떻게보면 요근래 꽤나 핫한 주제-혹은 현 시장의 취향-을 반영한 기획인가 싶었다. 개인적으로 서울이라는 도시의 아카이빙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지라 나한테는 매우 좋았음

전시장 초입에 나오는 모 사진작가 선생의 주변 풍경을 담은 사진들을 보면서 왈칵 눈물이 나는줄 알았다

아 전몽각 선생이구나. 경부고속도로를 지으신 분이넹...겁나 잘살았으니 아파트에 살았을 터인데 아파트에 아궁ㅇ이가..아궁이...아궁이가...아파트에서 연탄을.....

충격.....


에그머니나 춘초야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야


노무라 모토유키가 남긴 청계천의 사진은 도시 계획과 정책에 희생되었던 빈민들의 삶의 모습을 정확하게 이야기해준다. 

: 청계천 개발 전에, 저렇게 판자촌이 빼곡히 들어서있다는걸 내가 직접 목도하는것은 - 비록 사진일지라도 - 충격. 사실 나는 복개되기 전의 청계천에 가본적도 없다. 복개된 청계천은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로, 모든 것을 말끔하게 묻어버렸다. 청혼의 벽이나 기타 모든 '개인의 낭만'으로 그렇게나 말끔하게 덮어버리는 상상력이 무섭다. 


황학동의 역사는 판자집, 판자집 철거, 삼일아파트, 청계고가도로 청계천 복개, 청계천 복원, 청계고가도로 철거, 삼일아파트 철거, 롯데캐슬로 이어지는 재개발의 역사이다. 김문경


롯데캐슬은 몇년뒤에 헐리려나..


내가 기록하는 대부분의 이미지는 도시서울의 변화과정 속에서 파생되는 것이며 역사와 시간 속에서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풍경화이다. - 안세권

수집된 일상의 이미지 속에서 우리는 한국 근대화의 심리적 풍경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이미 오래 전 지나간 자리이기도 하고, 또는 앞으로 닥칠 불안한 미래의 전조로서의 풍경이기도 하다. 임흥순 

서울이 한참 확장될 때 이렇게 한 동네가 사라졌고 새 아파트동네가 들어섰다. 조은

- 조은 교수의 사당동 관련 작업물들을 볼 수 있다.

기억의 저장소 : 사진첩은 한 개인의, 한 가족의 추억을 담은 기억 저장소이자 그 자체 한권의 생활사, 마을사, 근현대사 책입니다.


우리가 기억을 소홀히 한다 해도 그 기억은 결코 우리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작자가 안보여..)

전시장 마지막에 써있는 구절




서울이라는 공간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던 나로써는 좋은 전시, 사진으로써 마을을 돌아본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해준 전시..그리고 그렇게나 궁금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름이 은평뉴타운으로 바뀌어버린 기자촌(집앞 다니는 버스 종점이었다)의 풍경 또한 볼 수 있었다. 


삼성미술관 플라토랑 비교되는 점은 전시장 스태프의 눈길이 위압적이지 않았다는것. 문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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