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의 몽상, 현민

stri.destride 2020. 4. 18. 17:11

 

"견디다 보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고통이 있는 반면에, 견디다가 망가지는 고통이 있어. 그걸 구별할 줄 알았으면 해." 

 

 

인스타에는 차마 써놓지 못했는데 여긴 블로그고 누가 찾아서 들어올 것 같진 않아서 적어둔다. 나는 주변에 병역거부 경험이 있는 지인들이 몇 있다. 병역거부 단체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쨌든 평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해서 완전 몰이해하지 않다는 가정 하에, 이 소감을 쓴다. 

이 책은 한 병역거부자의 수감일지이다. 글쓴이는 이 책의 주 독자가 감옥에 갈 일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상정하고 적어둔 듯 한데 오히려 나는 병역거부를 앞둔 사람들이 찾아 읽을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비 병역거부자 혹은 예비수감자들은 오히려 전없세 모임에 나갈테니.. 나가서 이야기를 듣는 편이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책의 말미에 적힌 내용들이 가장 문제적이라고 생각했다. 대상자에게 폭력적으로 읽힐 수도 있을 섹슈얼리티 기록을 왜 그리 장황하게 적었는지 모르겠다. '사회 운동 경험'이 많기 때문에 자신과 섹스할 수 있었다고 개인이 생각할 수는 있는데, 그걸 왜 굳이 책에 써야 했는지를 모르겠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많이 드러나지 않고 ISBN이 있는 간행물의 형태로 남은 바가 아직은 없으니 유의미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더 많고 섬세한 이야기들이 나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