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에드워드 호퍼, 롤프 귄터 레너, 마로니에북스
stri.destride
2013. 9. 24. 14:06
호퍼 그림을 좋아해서 봤지만 책 자체의 크리틱에 선뜻 동의하기 힘든 지점들이 있다.
호퍼가 자주 재현해내는 그림 속 그림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전반적 회화 작업은 눈에 보이는 현실을 복제해내는 대신에 빈 공간을 창조해낸다. 그럼으로써 그의 작품은 현실에 대한 지각이나 지각하는 능력 자체에서 드러나는 단절을 부각시킨다. 85쪽
호퍼에게 리얼리즘이란 단 한번도 눈에 보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해냄을 의미한 적이 없었다. 호퍼는 순수한 회화적 재현을 전혀 신뢰하지 않을 뿐더러, 매 작품마다 복제와 상상력, 재현과 구성 사이에 즉각적인 상호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실과 결부된 여러 회화적 요소들과, 또한 이것들은 함께 엮어내는 시선의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만이 호퍼의 회화가 제시하는 현실을 설명해준다. 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