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헤르만 헤세, 안인희 옮김, 문학동네

stri.destride 2013. 7. 2. 18:55



데미안

저자
헤르만 헤세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1-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너 자신만의 길을 가라!불안한 젊음에 바치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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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데미안 만큼 모범적인 교양 소설도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자 해설말마따나 표면적 이야기만 읽어도 충분히 어린 독자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 이야기들..어릴적에 왜그리 헤세를 싫어했나 이제오니 살짝 궁금하기도 하다. 하하. 




동물이든 사람이든 모든 주의력과 모든 의지를 특정한 데 집중하면 거기 도달하는 거야. 그게 다야. 네가 한 말도 정확히 바로 그 말이지. 어떤 사람을 충분히 면밀하게 바라보렴. 그러면 그에 대해 그 자신보다도 더 잘 알게 돼. 68-69


술을 마시는 일도 매번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을 만큼 버릇이 되지는 못했다. 그 모든 것이 마치 강제 같았따. 그것 말고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알지 못해서 그냥 그렇게 했다. 오래 혼자 있기가 두려웠고, 항상 내 마음을 끄는 수많은 부드럽고 부끄러운 내적인 변화가 두려웠다. 그리고 그토록 자주 마음속에 나타나는 달콤한 사랑에 대한 생각이 두려웠다. 92


하지만 우리는 모두 제각기 세계의 전체 구성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그래. 우리 몸은 물고기나 그보다 훨씬 더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진화의 계보를 속에 지니고 있고, 그와 똑같이 우리 영혼도 지금까지 인간의 영혼에 나타났던 것을 모조리 지니고 있다는 말이야. 127


우리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야. 그 신은 신이며 동시에 악마지. 자기 안에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동시에 지니고 있어. 아프락사스는 자네의 생각 그 어느 것도, 자네의 꿈 그 어느 것도 반대하지 않아. 이 사실을 잊지 말게. 하지만 자네가 언젠가 흠 없이 정상적인 사람이 되면 이 신은 자네 곁을 떠날거야. 자네 곁을 떠나서 자신의 생각을 담아 요리할 새로운 그릇을 찾아보겠지. 132


자네가 죽이고 싶은 인간은 아무개 씨가 아니라, 틀림없이 하나의 위장에 지나지 않을거야. 우리가 어떤 인간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 모습 속에서 우리 안에 있는 무언가를 보고 미워하는 거지. 우리 자신 안에 없는 것은 우리를 자극하지 않는 법이니까.  136


그는 내게 나 자신에게로 갈 용기를 선물해주었다. 아, 그런데 지금 나는 천천히 그에 대한 반감이 자라고 있음을 느꼈다. 그의 말에서 너무 많은 가르침을 들었고, 그가 오로지 나의 일부분만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느낌이 밀려왔다. 149


나는 문학작품을 쓰거나 설교하거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누구도 그런 이유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은 오로지 곁다리로 나타나는 것일 뿐이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진정한 소명이란 오직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그것뿐이다. 그는 마지막에 시인이나 미친 사람, 예언자나 범죄자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 - 이것은 그 자신의 문제가 아니며, 결국은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의 과제는 멋대로의 운명이 아닌 자신의 운명을 찾아내 내면에서 완전하고도 끊임없이 그에 따라 사는 것이다. 그것 말고 다른 것은 모두 반쪽이자 벗어나려는 시도이며, 대중의 이상으로의 도주, 그냥 적응, 자신의 내면에 대한 두려움일 뿐이다. 내 앞에 새로운 모습이 두렵고도 거룩하게 떠올랐다. 이미 수없이 예감했고 어쩌면 자주 표현했던 것. 그러나 나는 이제야 비로소 진짜로 체험했다. 나는 자연의 내던짐이었다. 불확실성을 향한, 어쩌면 새로움을 향한,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향한 내던짐이었다. 그리고 태고의 깊이에서 나오는 이 내던짐이 완전히 이루어지도록 내 안에서 그 의지를 느끼고, 그것을 완전히 이루어지도록 내 안에서 그 의지를 느끼고, 그것을 완전히 나의 의지로 삼는 것, 그것만이 내 소명이었다. 오직 그것만이! 154


나는 고통과 서두름이 필요했다. 어느 날인인가 나는 이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들에서 깨어나 다른 사람들의 세계에서 다시 홀로, 완전히 홀로 서게 되리라는 사실을 짐작했다. 오로지 고독이나 싸움만 있고, 누군가와 함꼐 사는 일도 평화도 없는 그런 세계에서 말이다. 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