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54

2208

0801 이게 바로.. 외로움인걸까? 오은영 선생님의 한국일보 마지막 글을 보면서, 예전 생각이 났다. 나의 선의가 무시당했을 때 나는 빠르게 포기해버리는 스타일이다. 그냥 저 사람이 내 사랑을 받을 타이밍이 아닌가보다, 라거나 내 사랑이 이해가 가지 않았나보다, 어쩔 수 없지 하는 편인데. 내가 당했던 거절에 나보다 더 열심히 화를 내주는 친구들이 항상 있다. 0806 나도 데려가 라는 말에 웃음이 섞여있었지만 마음이 저렸다 우리는 바다에서 각자 발을 베였다 한 명은 발 아래를 한명은 발 등을. 0807 성애에 기반한 사랑과 그에 따른 사회적 계약만을 우선으로 치는 것은 과거의 풍습이라고 생각했다 다들 왜 내가 버려질 것을 두려워하지? 나는 항상 누군가가 애인이 생기게 되면 다시 다른 친구를 잘 찾았으..

- 2022.08.02

2207

0720 몸이 너무 안좋아서 선제적으로 휴가 썼다. 회사 안 가니까 좋긴 하네. 창틀을 닦아야 한다. 매미가 거실 창 문에 붙어있어서 기절할 뻔 했다. 식물등을 키면 커텐을 꼭 치자. Sergio mendes cinnamon and clove 0721 맥북 충전기 찾았다 ㅠㅠ 천만다행 어딜 가든 여기는 같이 자전거타고 간 곳인데 저기에서 밥 먹었었는데 하는 식으로 생각이 나는걸 보면 이게 보고싶다는 마음이겠지 이제서야 생각이 나다니 나도 참 둔하구나 어디까지는 내가 할 수 있겠다 하는 건 ㅇㅇ씨가 정해야 하는거에요 라던 상담선생님 말을 기억해본다 0722-24 영화제 지원을 하다가 주말이 다 끝났다. 토요일에는 지비 땜에 간이 쪼그라들었고 이제 학습 다 됐다 생각했는데 일요일에는 상영사고 날 뻔. 화가 ..

- 2022.07.21

220617

너무 너무 바빠서 요단강을 가게 생겼다 그 와중에 일은 휘몰아치고.. 요즘 들어 가장 좋았던 글 공유 "어느 날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농담처럼 이제 너는 레즈비언도 아니라는 말을 반복해서 했을 때도 나는 수습할 수 없을 만큼 펑펑 울었다. 나는 상처를 받았다. 내가 더 이상 남들 눈에 레즈비언이라고 할 자격이 없어 보인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내 지난 관계들과 사랑했던 사람들을 바로 그 이름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뭐라고 불러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가질 수 있었던 유일한 아름다운 것들을 송두리째 몰수당한 기분이 들었다. 여자친구라는 말 따위로는 차마 담아낼 수 없는 세상 전부가 거기에 있었다. 우리는 자리가 없는 세상 속에서 사랑하고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자리를 만들었다. 만약..

--- 2022.06.17

210403 무슨 회사를 다니시는 거에요

sns에 올라오는 회사 얘기를 별로 믿지는 않는다. 남초 커뮤에서 '김여사'얘기를 해대듯 트위터에서 '이대남'의 회사 생활 얘기를 믿지 않는다는 소리다. * 오은영 선생님이 양육자를 때리는 아이의 손을 잡고 "폭력은 절대로 안 되는 거야. 다른 사람을 해치는 행동을 해서는 절대 안되는 거야. 너가 엄마를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 똑똑히 기억해." 라고 반복해서 말 하는 클립을 가져와서 왜 애를 안 패냐고 하는 사람은 오은영 선생님이 지속적으로 던지는 메시지 - 폭력은 어느 순간에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 - 를 받아들이지 못한걸까? * 무속신앙을 활동의 근거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 원래 성소수자 사주라서 성소수자이면 납득 되는게 어딨지? 이게 성소수자 선천적 가설만큼 어리석은 소리라는 생각을 못해? *

--- 2022.04.03

0313 책으로 배웠어요

요근래 주변 젠더들이 의료조치 그중에서도 수술을 많이 받았다. 계획중인 사람이 또 있고... 친구가 해주는 이야기들이 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그동안 내가 읽었던 글들은 또 다른 세계였다는 걸 깨달았다. 일단 가장 충격받았던 건 페니스가 달린 사람들은 소변을 볼 때 항상 방향을 설정하고 제어한다는 것. 친구는 수술 마치고 나니 조준을 할 수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나보고 앉아서 어떻게 조준하냐고 물었다. 나는 살면서 조준을 해 본적이 없다고 답했는데, 옆에 있던 다른 페니스가 있는 사람도 조준을 안하다니! 라고 말해서 나는 또 조준을 왜해? 하면서 놀랐다. 이건 거의... 세상엔 앉아서 똥을 닦는 사람과 서서 똥을 닦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때 급의 충격이다.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 보면 이런..

--- 2022.03.13

2203

0302: 걸을 때마다 발등-바깥발목이 아팠는데 이틀 내내 거의 돌아다니질 않았더니 좀 나았다. 오늘은 운동 갈 수 있겠군. 0303: 운동을 갔다가 고수한테 걸려서 추가로 운동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사람들은 여전히 낯설다. 과거에 페미니즘 가르쳐달라고 했던 남자가 악독한 데이트강간범이 되었던 얘기가 문득 생각이 났다. 자기도 노동운동 하러 가면 중년 여성 조합원들에게 성추행 당한다고 말하던 그이. 근데 주변에 강간범이 여러 명이다. 0304: 어려움에 처해 고통받는 사람을 도와주고 고맙다는 말을 듣고 타인의 생각에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 말고,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그 세상을 같이 만들어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해 나가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

카테고리 없음 2022.03.02

20220224 성폭력 사건들에 대한 기록

한 달 동안 무지개행동의 추모 행사를 열심히 준비했다. 행사는 내일이다. 작년 이맘때에 세상을 떠난 한 활동가에 대한 공론화가 있었다. 무지개행동의 추모행사 기획단도 긴급 회의를 열었다. 사내 근무시간과 겹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서면으로 대신 내 의견을 전달했고, 그 내용을 일부 수정하여 이곳에 기록으로 남겨둔다. * 성폭력 사건의 해결 수단으로 공론화가 등장하게 된 계기는 과거 다수의 공동체에서 성폭력을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젠더기반폭력이 대부분의 공적인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다. (나 또한 여러 번 비슷한 일들을 겪었고, 어떤 상황에서는 내가 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한다고 해서 성적 대상화의 대열에서 '열외'가 되고 그럼으로써 나에게 은폐되는 사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 2022.02.24

220223 먼가 이상해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주식을 할 때 나만 안하는 건가 싶어서 엄마아빠한테 주식 할말 고민이라고 물어봤을 때 그들의 답변은 "영혼이 썩는다, 니가 뭐가 부족해서 그렇게 돈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같은 무시무시한 말들이었다. 집착이 아니라 내 월급으로도 집을 못 사고, 재테크에 관심이 없다고 말 하면 은근히 철없는 사람으로 무시하는듯한 느낌 받는 게 싫기도 하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주식을 하면서 자기도 이익을 봐서 필요한 물건 샀다고 말하는 것 보면서 그냥 나도 불안했던거겠지 내가 내 신념에 따라서 주식을 안할 수는 있지만 불안할 수도 있는데 거기에 대고 영혼이 썩는다고 하는 마음에 너무 상처 받지 않기로 (급마무리) 한다 ㄱ-

- 2022.02.23

22021 그리워지게 될거야

생각해보니 엄청 많은 곳을 함께 다녔다. 제주도는 두 번, 일본은 세 번, 베이징 한 번. 말레이시아도 한 번. 한 번의 후쿠오카와 두 번의 도쿄가 있었고 9개월동안 북경과 한국을 잘 오가기 어려울 때에도 사이좋게 지냈었구나. 국내여행은 부산을 두 번, 온천여행도 갔던 것 같고. 지역 출장도 나가고. 여름 바다를 항상 함께 보냈다. 의외로 강릉을 가지 않았구나? 3년이라는 시간이 각자를 어디로 데려가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잘 흘러가겠지 뭐. 같이 살 집을 잘 구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창 너머로 큰 나무가 보이는 춥지 않은 32평 집이었으면 좋겠는데. 돈을 어떻게 벌어 놓는다냐....

--- 2022.02.14